여야가 총선을 50일을 앞둔 지난 23일 제20대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 획정안에 전격 합의했다.
20대 국회 의원정수는 현행 300명으로 유지하되, 지역구수는 현행 246석에서 7석 늘어난 253석이며 비례대표는 7석이 줄어든 47석이 된다. 선거구 인구수는 여야가 지난해 10월31일기준으로 '최소 14만명 이상, 최대 28만명 이하'로 인구 상하한 기준을 규정하기로 합의한데 따른 결과다.
□ 수도권-충청권, 총 12석 증가…경기도 60석, 지역구 절반 이상 = 헌법재판소의 인구 편차 2대 1 결정에 따라 지역별 의석수를 조정할 경우,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총 10석이 늘어난다. 대전과 충남도 각각 1석이 늘어나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총 12석이 늘어나게 된다.
시도별 의원 정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지역구는 경기도다.
이에 총선에서 수도권 여론이 선거 승패 여부를 크게 좌우할 전망이다.
서울의 경우 강서와 강남구가 분구되어 '병' 지역구가 생긴다. 중구가 성동구와 통폐합 되면서 중동성 갑, 을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최종적으로 1석이 증가되어 총 49석의 지역구가 될 전망이다.
지역구가 가장 많이 늘어나는 경기의 경우 8석이 증가해 총 60석이 된다.
남양주(갑·을), 광주, 군포, 김포, 수원(갑·을·병·정), 용인(갑·을·병), 화성(갑·을) 등 7개 지역구에서 각각 1석씩 늘어난다. 또한 양주·동두천과 포천·연천, 여주·양평·가평는 경계 변동이 생기면서 결과적으로 포천·가평 지역구 1석이 신설될 가능성이 있어 총 8석이 증가할 전망이다.
인천은 인구수가 30만명이 넘는 연수구가 갑·을로 쪼개지며 1곳이 증가한다.
대전 유성구도 분구되어 총 7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충남의 경우 새누리당 이완구 의원(부여·청양) 지역구에 더민주 박수현 의원(공주) 지역구가 더해져 1석이 줄지만 아산이 아산 갑·을로 1석, 천안갑·을에 병까지 추가돼 1석이 늘어나 11석이 된다.
□ 여야 텃밭, 영-호남 각각 2석 축소…강원도 1석 축소 = 농어촌 인구가 많고 여야의 정치적 텃밭인 영남과 호남은 각각 2석씩 줄어든다. 경북에서 2석, 전북·전남에서 각각 1석씩 줄어든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경북은 인구 하한선에 미달하는 문경·예천과 영주, 군위·의성·청송,상주) 지역구 각각 합쳐지면서 2석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석이 줄어들면 13석이 된다. 작년 10월 말 기준으로 인구수가 30만명이 넘는 경산·청도는 청도가 영천으로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야당의 '텃밭'인 전북은 진안·무주·장수·임실, 김제·완주, 남원·순창, 정읍, 고창·부안 등을 김제·완주 등 5개 지역구를 남은 4개 선거구와 조정해 ▲진안·무주·장수·완주 ▲남원·순창·임실 ▲정읍·고창 ▲김제·부안 등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1석이 줄어들게 되어 총10석이 된다.
전남은 인구 하한에 못 미치는 장흥·강진·영암, 무안·신안, 고흥·보성 등 3개 지역구를 2개로 줄일 가능성이 있다. 인구 상한 초과인 순천·곡성은 곡성을 떼어 내 광양·구례와 합치는 방안도 나온다.
농어촌 지역인 강원 역시 현행보다 의석수가 1석 줄어들어 8석이 된다. 가장 논란이 많이 됐던 강원은 속도·고성·양양, 철원·화천·양구·인제 지역을 홍천·횡성에 나눠서 묶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부산 경남부산·경남(PK)의 경우 각각 1석이 줄고 늘면서 전체적인 의석 숫자는 변화가 없지만 선거구 경계가 바뀔 전망이다.
부산은 현재 해운대 기장갑·을 2개 선거구가 해운대 기장갑·을 및 기장군 3개로 한 석 늘어난다. 대신 중·동구가 분리되어 중구가 영도에, 동구는 서구에 편입되어 1석이 줄어들게 된다. 경남에서는 인구 30만명에 가까운 양산이 갑·을 2곳으로 쪼개질 가능성이 크다.
□ 선거제도 개혁, 권역별비례대표-석패율제 합의 '불발' = 여야가 지난한 협의를 벌였지만 끝내 선거제도 개혁방안인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석패율제 등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앞서 헌법재판소가 지난 2014년 10월 '각 국회의원 선거구 사이 인구편차가 2대1을 넘지 않아야 한다'며 현행 선거구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2월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석패율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선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석패율제는 승자독식 구조의 현행 소선거구제가 과다 대표되고 사표가 발생해 이를 막기 위한 제도로 오래전부터 선거제도 개혁 논의에서 빠지지 않고 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전국을 5~6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 정당득표율에 비례해 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이고, 석패율제는 시도별로 낙선자 중 득표비율이 가장 높은 1명을 당선시키는 제도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농어촌지역 의석 감소를 지적하며 비례대표 축소 주장을 내세웠고 야당은 잉 반대하며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석패율제 등의 도입을 요구했다.
여야의 거듭된 줄다리기로 국회 정기개혁특별위원장이던 새누리당 이병석 의원이 정당득표율과 의석수를 일정 부분 연동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중재안으로 제시했지만 이 마저도 새누리당이 반대하면서 결국 지역구만 7석을 늘리는 방안으로 합의됐다.
이에 정의당 정진후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어떤 조치도 없이 비례대표 의석을 빼앗아 거대 양당에 유리한 지역구 의석만 늘렸다"며 "투표가치 평등을 실현하라는 헌재 결정은 무색하게 됐고, 기득권 세력의 밥그릇 지키기는 다시 실현됐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