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집권 4년차로 접어든 박근혜 정부의 최대 현안은 '외교'다. 아슬아슬한 불안감이 전반에 깔렸다.
그동안 외교·안보 정책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왔지만 북한이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도발하면서 남북관계와 외교·안보 정책 벼랑끝에 몰려 있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북한의 도발로 인해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시키고 사드(미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THAAD) 한반도 배치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하면서 한-중 관계마저 흔들리고 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체제 붕괴'까지 언급하고 있지만 후폭풍은 거세다.
남북관계의 '마지막 보루'인 개성공단 전면 가동 중단으로 남북관계가 1972년 7·4 남북공동선언 이전의 '암흑의 시대'로 회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성공단이 사실상 영구폐쇄 수순을 밟게 되면서 '나진-하산 프로젝트' 등 남북경협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 개성공단 임금, 북핵 전용 주장…유엔 안보리 위배 논란 = 특히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 북한 임금의 핵 개발 전용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위배 논란도 크다.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 북핵 전용을 기정사실화하며 "결과적으로 우리가 북한 정권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사실상 지원하게 되는 이런 상황을 그대로 지속되게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는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 개발에 쓰일 우려가 있는 금융거래와 현금 제공은 금지하도록 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2094호를 위반하는 것이다. 청와대는 이 문제에 대해 아직까지 속 시원한 해명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태다.
앞서 홍용표 통일부장관이 같은 주장을 하고 이후, 국회 긴급질의 과정에서 "증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을 번복한 것이 논란이 된 것도 모자랐는지 대통령이 직접 나서 논란을 증폭시킨 것이다.
'증거자료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고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 논란이 있음에도 이 같은 주장을 대통령이 국회 국정연설에서 되풀이하는 것은 결국 '북핵'에 민감한 보수 지지층 결집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실패'…강경책 전향 = 박 대통령이 핵을 포기하지 않고서는 생존이 어렵겠다고 느낄 정도로 강력한 압박을 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면서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서를 비롯해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통일 대박론', '드레스덴 선언' 등도 물 건너가게 됐다.
남북 단절의 시대로 회귀하면서 결과적으로 현 정부 임기 내 남북관계는 완전히 끝났다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한 관계자는 "남북관계가 파탄난 것 아닌가. 이명박 정부 이어 박근혜 정부까지 8년동안 남북 교류가 거의 전무했고 그나마 개성공단이 남북 대화의 상징인데 이마저 없앴으니 역사를 40년 전으로 돌린 것"이라며 "강경책으로는 북한 핵을 포기 못시킨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인데, 북한에 대한 파악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게 보수정권의 맹점아닌가"라고 비판했다.
□ 사드배치 논의, '한중관계' 위기…안보불안만 가중, 총선 겨냥(?) = 사드배치 논의를 놓고도 중국과 마찰음을 내고 있다. 역대 최상이라던 한·중 관계는 사드 배체 논의로 '전쟁 불사' 발언까지 나오면서 험악해지고 있다.
러시아 역시 사드배치 문제에 반발하고 있다.
이에 북핵 도발 등으로 '미·중 균형외교'에서 미국에 치우쳤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미국과의 협조도 매끄럽지 않다는 데 있다. 당초 지난 23일 사드배치를 위한 양국 공동실무단 구성 약정이 체결될 예정이었지만 연기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미국 측이 사드협상에서의 우위 선점을 노리고 지연전술을 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 '회의론'도 부상하고 있어 정부의 사드배치 논의가 '총선 겨냥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사드 배치 협의와 관련해 "북한 정권이 핵으로는 생존할 수 없으며 오히려 체제 붕괴를 재촉할 뿐이라는 것을 깨닫고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보다 강력하고 실효적인 조치를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 효용성과 비용 문제, 지역주민 반발 등 국론분열을 야기할 요소들이 많다.
특히 지난해 10월 방미 뒤 미국협력을 강화하고 12월에는 미국 정부가 압박해온 위안부 문제를 한일 정부가 "최종적, 불가역적 해결"로 선언하면서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합의 뒤 일본 정부와 정치권에서 수차례 "위안부 강제연행은 사실무근"이라는 발언이 나오면서 합의의 의미가 퇴색했다.
박 대통령의 강경책은 북한과의 '단절'뿐 아니라 한반도를 둘러싼 미·중·일·러 주변국과의 '갈등'이 촉발될 수 있어 안보불안이 가중될 전망이다.
또한 일각에선 오는 4.13총선 결과에 따라 1년8개월여 남은 박 대통령 임기동안 '레임덕'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의 강경책으로 내부의 혼란을 외부의 적(북한)에게 돌리기 위한 '북풍'전략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