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만 되면 입후보자들이 '원도심 부활'을 외치며 한 표를 호소하는 등 각종 행정관청의 이전과 신설에 따라 경제지형도가 격변하고 있는 대전광역시.
대전에서 활동하고 있는 개업 세무사들의 셈법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국세무사회(2월22일 현재)와 국세통계연보(지난해 11월 기준)에 따르면 대전의 세무사 숫자는 263명, 사업자 수는 18만2817명이다. 세무사 1인당 695명의 사업자가 대전에 있다.
대전에서 가장 많은 세무사를 보유한 지역은 바로 '서구'다. 서구에는 139명의 세무사가 개업한 상태이며 대전 전체 세무사 중 절반 이상이 이곳에 개업을 하고 있다.
사업자 숫자도 5만6174명으로 대전에서 가장 많은 숫자다.
대전 서구가 이렇게 발전하게 된 데에는 둔산신도시의 개발과 정부청사 이전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985년 이후 대전 서구 둔산동, 탄방동, 월평동, 만년동 일대에 대규모 계획도시인 둔산신도시가 조성됐고, 이후 대전 중구에 있던 행정관청들 중 충남도청을 제외한 검찰, 법원 등이 이전하며 서구 일대에 상권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또한 관세청, 통계청, 특허청, 중소기업청, 문화재청, 조달청, 산림청 등 정부청사와 특허법원이 서울에서 이전해 오면서 지방행정기능과 국가 중앙행정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중요한 핵심 지역으로 발전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에 대전 경제의 중심지는 중구에서 서구로 옮겨갔으며, 특히 대전시청의 중구에서 서구로의 이전이 중구 경제 몰락의 '방아쇠' 역할을 했다는 것이 현지인들의 평가다.
최근에는 충남도청마저 중구에서 충남 홍성으로 이전하는 등 중구의 공동화(空洞化)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해진다.
과거 대전에서 가장 많은 세무사가 개업해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중구의 개업세무사 수는 현재 68명에 불과하다. 서구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숫자다.
한편 서구와 중구로 양분되는 세무사 개업지를 떠나 각자의 살길을 돌파해가는 세무사들도 있다고 전해진다. 서구와 중구는 이미 포화상태기 때문에 새로운 개업지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개업지는 북대전세무서 인근이다.
당초 대전에는 중구의 대전세무서, 서구의 서대전세무서 둘 뿐이었다. 하지만 대전의 납세자들을 이 두 세무서가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에 따라 지난 2014년 유성구에 북대전세무서가 신설됐고, 현재 이 지역에 개업하는 세무사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대전의 한 세무사 업계 관계자는 "원래 대전에는 중구에 세무사무소가 가장 많았다"며 "둔산동으로 시청이 옮겨오면서 그 지역이 번화가가 됐고, 근 10년 사이에 중구에서 서구로 세무사 수의 역전현상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전에는 최근 북대전세무서가 신설됐기 때문에 그쪽에 많이들 개업하는 추세"라며 "요즘에는 세무사들이 많아지다보니 세무사들이 없는 지역을 찾아서 개업하는 이들도 종종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