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0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국내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수출 부진, 소비심리 악화 등으로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소수의견이 나온 바 있지만,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줄어들어 금리를 동결하며 추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 금통위는 10일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1.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 6월 1.75%에서 0.25%포인트 인하한 후 9개월째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경기 부양보다는 '금융 안정'에 비중을 높게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동결 결정의 배경에는 ▲ 수출 등 경기지표 부진 ▲ 외국인 자본유출 우려 ▲ 선진국의 통화정책 완화세가 있었다.
더군다나 금리 인하를 단행했을 경우, 경제 호전 효과가 있을 것인지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의 증시와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있고, 안전자산 선호심리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며 국내 금융시장에서 자본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금리 인하는 이런 자본유출 흐름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다. 또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변동과 가계부채의 급증세도 금리 인하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가계 빚은 2013년 말 1000조원을 돌파한 이후 1년 4개월 만에 1100조원으로 늘었고, 다시 7개월만에 100조원 이상 증가했다. 2월 말 1200조원을 돌파한 가계 부채는 이후에도 계속 상승일로를 걷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 연간 경제성장률은 0.05%포인트 높아진다"며 "하지만 금리를 인하할 경우 자본 유출 위험과 가계 부채 증가, 향후 대외 충격에 대비한 통화정책 여력의 손실 등 위험성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3월 금통위에서 한은이 금리를 일단 묶었지만 4월 금통위에서 한은의 행보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경기 부양 압박이 커지면서 올 하반기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유선웅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모멘텀이 점진적으로 약해지고 있는데다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이 통화 완화정책을 쓰는 만큼 금리 인하 압박이 증가할 것"이라며 "늦어도 올 하반기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