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10일 공천배제 결정이 내려지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사진은 지난 해 4월 정 의원이 최고위원이던 시절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해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금품 수수 의혹을 지적하고 있다.(사진 더민주)
◈ 더민주, 정청래 포함 현역 5명 공천배제…"대여공격수 잃었다"
더불어민주당이 10일 정청래(서울 마포을) 의원을 비롯한 현역의원 5명을 컷오프(공천배제) 결정했다.
홍창선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부좌현(경기 안산단원을), 윤후덕(경기 파주갑), 정청래(서울 마포을), 최규성(전북 김제부안), 강동원(전북 남원임실순창) 의원 등이 포함된 컷오프 명단을 발표했다.
'현역의원 하위 20% 컷오프' 등을 포함해 더민주에서 공천배제를 당한 현역의원의 수는 전체 16명이 됐다. 그러나 현재까지 50명의 현역의원들이 공천을 확정짓지 못한 상황이어서 현역의원 컷오프 대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부좌현, 윤후덕, 정청래 의원의 지역구는 전략공천 지역으로 분류됐다. 강동원 의원의 지역구에는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했던 박희승 전 수원지법 안양지원장이 단수 추천으로 공천을 받았다. 전북 김제부안은 김제완주와 고창부안이 합구되면서 최규성 의원이 탈락하고 김춘진 의원이 단수공천 됐다.
특히 국민 여론의 절대적 지지로 지난 해 2월 전당대회 당시 최고위원 2위로 선출됐던 정청래 의원의 공천배제를 놓고 당 안팎에서 후폭풍이 거세다. 그의 공천배제는 지난해 주승용 전 최고위원(현 국민의당)과 갈등을 빚었던 '공갈 사퇴' 발언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 의원은 '대여(對與) 공격수' 역할을 자임, 19대 국회에서 정보위원회, 안전행정위 간사를 맡으며 국가정보원 정치개입 논란과 누리과정 지방채 발행 문제 등을 꼬집어 왔다. 또한 세월호 참사 당시 24일간 단식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최근 테러방지법 반대를 위한 필리버스터에서 11시간39분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테러방지법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홍 위원장은 정 의원의 공천배제에 대해 "사람들이 상당히 이중 잣대를 적용하는 느낌도 든다"고 안타까워하면서도 "당선 가능성을 고려하면서 다른 부분들도 전체적으로 생각해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의원 컷오프 발표 후, 더민주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은 오후 한 때 접속장애 현상을 보였다.
'더민주를 탈당한다'며 인증샷을 올리는 지지자들도 늘어나고 있고 당 공보실로도 정 의원 공천배제 결정에 대한 항의전화가 걸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 의원들 역시 정 의원의 공천배제에 대해 비판하며 재심을 요구하고 있다.
진성준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정 의원 공천 탈락이라니…당 지도부는 당헌이 정한 재심 절차에 따라 재고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광진 의원도 "정 의원의 그간 의정활동과 정부를 향한 포격은 용기 그 자체"라며 정 의원에 대한 재심을 요청했다.
최민희 의원도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 속내 보니 같은 국회의원인 것이 부끄럽다"며 "우리 당 최전방 대여 공격수 정 의원 컷오프 국민과 함께 재고 요청한다. (정 의원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징계까지 받았다"고 지적했다.
더민주를 탈당한 신기남 무소속 의원 역시 "정치 20년 했지만 이런 식의 윤리심판원, 공천관리위원회는 처음 본다. 논리는 없이 정치음모만 무성하다"며 "프랑스혁명 때 공안위원회 꼴이다. 허!"라고 비판했다.
◈ 안철수 "여왕과 짜르의 시대" 朴 대통령-김종인 맹비난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10일 "여왕과 짜르의 시대"라며 "정말 국민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박근혜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를 싸잡아 비난했다.
안 대표는 이날 마포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더민주에서 (김 대표에게) 짜르라고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이는 전날 김 대표가 일부 언론사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를 향해 '정치를 잘못 배웠다'며 비난 한 것에 대한 맞공격으로 풀이된다.
안 대표는 "(김 대표가) 제게 '정치를 잘못 배웠다'는 말씀을 했다"며 "그런데 국민들이 (저에게) 정치를 배우라고 하신 게 아니라 정치를 바꾸라고 하셨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 대표가 김한길 상임공동선대위원장,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야권 정치인들에 대한 부정적 언급을 한 데 대해서도 "요즘 젊은 사람들이 '모두까기 인형'이라고 하는데 (김 대표는) '모두까기 짜르'인 셈"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김 대표가 많은 야권 정치인들을 비난했다, 박근혜 캠프에서 야당을 공격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고 힐난했다.
그는 1453년 계유정난 시기 '살생부'를 언급하며 "새누리당에선 560년 전에 나왔던 살생부가 돌아다니고 막말이 판을 친다"고 비판한 후, "더민주는 계파패권으로부터 탈출하고자 오히려 짜르패권으로 바뀌었다"고 거듭 김 대표를 겨냥했다.
이어 "결국 패권 정당은 바뀌지 않는다"며 "그래서 국민의당의 존재 이유가 있다"고 자평했다.
더민주와의 야권연대에 대해 "김 대표가 생각이 없다고 명쾌하게 정리해줬다"며 "이제는 묻지마 식으로 합치는 것이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 힘들다"고 잘라 말했다.
안 대표는 한편 더민주의 이날 현역 의원 5명 추가 컷오프 조치에 대해 "혼탁하고 오염된 물이 그대로 있다면 신선한 고기를 갈아서 무슨 소용인가"라고 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