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200조원이 넘어선 가계부채 해법을 총선공약으로 내세웠다.
더민주 이용섭 총선정책공약단장은 11일 총선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통해 저소득·저신용 서민들의 원금 1000만원 이하 소액과 10년 넘은 장기연체 채권을 즉시 소각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소액 장기연체 채권 소각을 통한 저소득·저신용 서민의 부채 면제 ▲'죽은 채권'에 대한 관리 강화로 금융소비자 보호 ▲개인채무조정 합리화와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 제도 정비 등 3단계 해법이다.
가계부채는 지난해 말 한국은행에 따르면 1200조까지 불어난 상태다.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정부가 주택담보대출과 집단대출 규제에 들어갔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가계부채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계부채라는 것을 구조적으로 여러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400조 가까운 가계부채가 상환이 거의 불가능한 부채"라며 "이 부채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어떻게 구제할 수 있는가. 1000만원 이하, 10년 이상 연채 된 채권을 즉시 소각할 수 있는 내용으로 담겨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한꺼번에 가계부채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심하게 가계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서민 가계를 어떤 형태로 도와줄 수 있느냐는 것이 오늘 발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더민주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저소득 서민을 위한 국민행복기금과 관련해 "제 기능을 못하고 부작용만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장은 "'320만명 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의 신용회복 지원'을 목표로 설립됐으나, 실제는 그 10% 수준의 실적에 머물고 있다"며 "약 2만2000명의 연대보증인 등(보증채무자, 상속채무자 등)에게 빚 독촉을 하고 있는데, 이들의 40% 이상이 10년이 넘은 소액 장기연체자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국민행복기금은 월 소득 35만원 소득자에게 매월 4만5000원을 10년간 갚으라는 국민노예기금"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더민주는 원금 1000만원 이하 소액과 10년 넘은 장기연체 채권자 중 상환능력을 잃은 이들의 채권을 소각해 부담을 덜어주고 조속히 경제활동에 복귀시키는 것이 우리 경제의 전반적인 성장 잠재력을 제고하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국민행복기금이 보유한 소액.장기 부실채권을 즉시 일괄 소각(41만명)하고 국민행복기금 등이 아직 매입하지 못한 장기연체 소외자(30.9만명)등 금융당국도 상환능력이 없다고 판단한 채무자(114만명) 채권을 추가 소각하겠다는 것이다.
이 단장은 "기초수급대상자, 고령층 등 사실상 빚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 대해, 금융기관이 이미 대손상각 처리를 하고 회수실익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추심을 지속하는 것은 서민 생존권 침해일 뿐만 아니라 경제 활성화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도덕적 해이 문제와 관련해 "기업과 경영자에 대해선 금융기관 채무를 갚지 못해도 '성실 실패자 중 재기의 의지와 가능성이 있는 자에 대하여 재도전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에 따라 도덕적 해이 논쟁에도 불구하고 각종 기업회생절차를 통해 지원할 것"이라며 "기업은 되고 개인은 안 된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소액 장기연체자에게 재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2단계로 '죽은 채권'에 대한 관리 강화와 관련해서는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은 매각과 추심을 금지하기 위해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기로 했다.
대부업체 등 채권추심업자가 대출채권의 권리행사 기간이 종료(소멸시효 완성)된 사실을 알고도 이를 채무자에게 알려주지 않고 돈을 갚도록 종용하는 행위 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더민주는 5대 금융회사가 현재 특수채권형태로 보유하고 있는 소멸완성 채권의 규모가 3조5천억원 규모라고 판단, 법 개정으로 총 5조 5천억원 이상의 채권이 자동 탕감되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소멸시효 연장 목적의 무분별한 소송제기를 금지하고 매각행위도 제한해 무리한 채권추심으로부터 채무자를 보호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개인채무조정 합리화와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 제도 정비와 관련해선 개인회생절차의 회생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해 채무자의 조속한 경제활동 복귀를 장려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통합도산법)을 재정할 계획이다.
또 '금융소비자 분쟁조정기구'를 설치해 2000만원 이하의 개인 소액사건에 대한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