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제가 아닌 신고제를 택하고 있는 세목의 세금신고 기간, 국세청의 모든 관심은 '얼마나 많은 납세자가 얼마나 정확히 세금을 신고하고 납부 하느냐'로 모아진다.
그리고 국세청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사전에 신고 안내를 통해 납세자를 독려하는 일과 신고 후 올바르게 신고했는지 꼼꼼히 살펴보는 일로 나눠진다.
국세청의 무게 중심은 시기와 상황에 따라 사전 성실신고 안내에서 사후 검증, 때론 그 반대로 이동하곤 했다.
사전 안내가 강화 될 때는 국세청의 '사전 간섭', 사후검증이 강화 될 경우에는 국세청이 '제2의 세무조사'를 하고 있다는 반발을 샀지만 결국 국세청 입장에선 두 가지 방법을 적절히 사용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지난해부터 국세청은 사후검증을 완화하는 대신 사전 성실신고 안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부분의 세금 신고를 진행하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사전 신고안내를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신고를 하지 않았을 경우 사후검증, 또는 세무조사까지 연계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오는 31일까지 진행되는 법인세 신고·납부(2015년말 결산법인) 역시 마찬가지다.
□ 국세청이 주목하는 '11만' = 국세청은 이번 신고를 앞두고 법인이 성실하게 신고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지난해 보다 다양한 사전 안내자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은 지난해 실시한 사후검증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안내항목을 추가해 20개 항목에 대한 전산분석자료를 약 11만개 법인에게 홈택스를 통해 제공한다. 국세청은 지난해에도 15개 항목을 6만여 법인에게 제공한 바 있다. 올해 역시 같은 기조에서 확장된 정책이 이어지는 셈이다.
올해에는 성실신고 지원을 위해 ▲지출증빙 없는 경비 분석자료(가공경비 계상) ▲법인 신용카드 사용액 중 사적사용(업무무관 사용) ▲상품권 과다 구입 후 부적절한 사용(업무무관 사용) ▲특수관계인 허위 인건비 계상(가족 인건비 계상) ▲연구·인력개발비 부당 세액공제 자료(전담부서 취소 등) ▲중소기업특별세액 부당 감면 자료(요건 미충족 등) 등의 사전 자료가 제공된다.
국세청은 이 외에도 취약분야 및 특수거래에 대한 적정한 세무처리방법, 업종별 유의사항 등 신고대상 법인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도움자료를 최대한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향후에도 내부 과세자료와 외부 수집 자료를 활용해 신고에 도움이 되는 자료 제공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등 성실신고 지원에 세정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는 것이 국세청의 설명이다.
국세청은 신고가 마감된 후 신고 안내자료 반영 여부를 정밀하게 분석해 불성실하게 신고한 법인에 대해선 조기에 엄정한 사후검증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전에 신고안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따르지 않으면 '엄벌'에 처하겠다는 것.
특히 국세청은 지난해 사후검증 결과를 바탕으로 지출증빙 없이 가공경비 계상, 신용카드 사적사용, 부당 공제·감면 등 탈루·오류가 빈번한 유형을 중심으로 검증할 예정이다.
단 '자기검증용 검토서'를 성실하게 작성해 제출한 법인에게는 구체적 탈루혐의가 없는 한 사후검증 부담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하니, 뒤 늦게라도 검토서를 작성하는 것이 좋겠다. 자기검증용 검토서는 홈택스를 통해 전자제출이 가능하다.
아울러 국세청은 신고내용 검토 과정에서 탈루금액이 큰 경우에는 조사대상자로 선정해 불성실신고와 세무조사와의 연계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미리미리, 그리고 편하게 편하게" = 국세청이 무조건 사전안내만 강화하는 것은 아니다. 국세청은 편리하고 쉽게 신고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번 법인세 신고부터 신고 안내자료를 포함해 법인의 종합적인 과세정보는 홈택스의 '법인세 신고도움 서비스'를 통해 편리하게 조회할 수 있게 됐다.
법인세 신고도움 서비스는 지난 4일부터 신고기간 중 모든 신고대상 법인에게 제공되고 있으며 신고 안내자료 뿐만 아니라 과거 신고내역, 신고 시 참고할 자료 등 신고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아울러 국세청은 중소기업이 신고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세무서에 중소기업 전용상담창구를 설치하고 지방청에는 세액공제·감면 전문상담팀을 운영해 성실신고를 적극 지원한다.
또한 주요 탈루 유형, 실수하기 쉬운 항목에 대해 법인이 스스로 신고 전에 검토할 수 있도록 자기검증용 검토서(8종)도 제공한다.
국세청은 "성실신고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와 자료를 제공해 성실신고 지원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한편, 불성실하게 신고한 법인은 반드시 탈루한 세금을 추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