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진영 의원이 17일 4.13 총선 공천에 탈락한 후, "쓰라린 보복"이라며 결국 탈당했다.
무소속-더민주行 가능성 열어 "국민 편에서 공천 안 해"
3선 중진인 새누리당 진영 의원(서울 용산구)이 17일 공천 배제와 관련해 "쓰라린 보복"이라고 비판하며 결국 탈당했다.
진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픔으로 쓴 탈당 성명서'를 통해 "저는 이제 20년간 열정적으로 몸담았던 새누리당을 떠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직 국민 편에서 일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려 했던 지난 날의 저의 선택이 오늘 저에게 이처럼 쓰라린 보복을 안겨주었다"고 탈당의 변을 설명했다.
진 의원은 "민주발전, 복지국가, 미래번영을 함께 이룩하려 했던 새누리당 동지 여러분의 뜨거운 마음은 항상 잊지 않고 간직 하겠다"며 "많은 격려를 해주신 여러분들께 깊이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시절 비서실장을 지냈던 진 의원은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가다듬었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시절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박근혜 정부 정책을 총괄했다.
대표적인 친박 핵심 의원으로 박근혜정부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낼 정도로 박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웠지만 '기초연금 공약' 후퇴와 관련해 "양심의 문제"라고 청와대와 대립하면서 복지부 장관에서 사퇴했다.
그 후부터 진 의원은 친박 핵심에서 '탈박'으로 분류됐고 20대 총선에서 공약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흘러나왔다.
진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에게 "안 될 거라고 얘기를 들어서 알았고 마음의 준비를 했다"며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재심 요청과 관련해서도 체념한 듯 "재심 요청할 생각이 없다. 해도 의미가 없을 거 같아 하지 않았다"며 "그래서 탈당을 했다"고 강조했다.
진 의원은 '쓰라린 보복'에 대해 "그건 뭐 잘 아실 텐데 설명하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라 말 안하겠다"며 "다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새누리당 공천에 대해 "국민 편에서 한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월 유일하게 비공개 신청해 화제가 된 친박계 조영희 변호사가 '진영 저격용'이라는 말이 나온 바 있다. 새누리당은 용산구를 여성추천 지역으로 분류한 상태이어서 조 변호사가 전략공천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진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비롯해 '야당 행(行)'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둬 향후, 진로가 주목된다.
그는 대표적인 '합리적 보수'로 분류가 되는 정치인이어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행도 점쳐진다.
무엇보다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는 오랜 친분이 있어 더민주행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경제민주화와 기초연금 등 복지 공약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해왔다는 것이다. 당시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은 현재 더민주 김 대표였고 부위원장이 진 의원이었다. 때문에 김 대표의 정무적 판단이 들어가는 전략공천으로 진 의원이 더민주 소속으로 용산구에 출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진 의원은 이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할지 더 생각하고 주민들과 상의해서 결정하면 다시 말씀드리겠다"면서도 "저는 용산을 떠날 생각을 한 번도 지금까지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