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도장(道場)을 수양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먹고 살기 위한 생계수단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그래서 마케팅이 판을 치고 있다. 심리학을 이용하고 마케팅이 아니면 마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세상이 되어 버린 듯하다. 마케팅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다.
그러나 무도(武道)라는 것은 새로운 변화가 아닌 옛것을 순수하게 지켜가는 것을 말한다. 무도가 무도다운 것은 옛것에 대한 존중이 있기 때문이다.
교회에 가보면 성가단이 있고 그 감미로운 음악을 들으면서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언제부터 선가 교회에서 드럼과 전자기타가 있는 밴드가 나타난 것을 보곤 놀랐다. 몇 년이 지나 그 교회 목사가 횡령사건으로 문제가 되는 것을 보았다. 그 외에도 각종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뉴스를 보면 목사도 성경의 말씀대로 살기가 쉽지 않다.
돈 앞에 자제력을 잃어버리는 한 인간으로 보자면 목사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같은 기독교인의 입장에서 목사의 욕망을 지켜보며 느끼는 실망과 믿음에 대한 배신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모든 사람은 행복을 원하며 그것을 얻으려고 노력한다. 최근 장래 소원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많은 초등학생이 자신의 소원은 건물주가 된다고 했다. 요즘 청년들 사이에서 회자하는 '헬조선'이라는 말도 학업, 직업선택의 고민 때문이라고만 보기 어렵다. 이 시대의 문제는 기성세대의 사고와 행동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미래 세대를 짊어질 새로운 세대를 위하여 고심하는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 문제다. 이제는 정치, 사회, 종교, 문화 거의 모든 분야에서 부정적인 현상이 넘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그 해답은 단순하다. 무도가 무도다워져야 하는 것처럼 옳고 그름에 대한 단순하고도 상식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자신의 삶부터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긍정적 변화는 큰 계기를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건 아니다. 조그만 변화에도 우리는 기쁘게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로또에 당첨되는 정도의 큰 변화만이 나를 행복하게 해 줄 것으로 생각하지 말라, 아무리 큰 성공과 기쁨을 맛보았다고 해도 오랫동안 유지하기는 어렵다. 인간의 본성은 처음으로 되돌아가려는 습성이 있다. 따라서 조금씩이라도 지속해서 변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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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대현, 故 우에시바 기쇼마루 아이키도(合氣道) 2대 도주(道主)와 함께 |
'세상은 신의 창조 작업의 결과이며, 그 작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는 말을 나는 좋아한다. 그래서 나는 경천애인(敬天愛人)이라는 단어를 삶의 신조로 여기고 있다. 오랫동안 상대를 가상의 적으로 여기는 단순한 무술을 해왔던 나에게 만유애호(萬有愛護)의 길을 보여준 아이키도(合氣道)는 내 인생을 변화시켰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된 것이다.
'수양'의 사전적 의미는 몸과 마음을 갈고 닦아 품성이나 지식, 도덕 따위를 높은 경지로 끌어올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삶에 바쁜 현대인들은 수양의 사전적 의미는 알더라도 그것을 자신의 삶과 연관하여 인지하지는 못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수양(修養)의 의미를 이해한다면 자랑하기 위해 헬스클럽에서 바삐 만드는 식스팩보다는 작지만 꾸준한 변화에 의미를 두는 '아이키도'와 같은 무도에 더 큰 의미를 두게 될 것이다.
인생을 살면서 어려움을 겪지 않는 사람은 없다. 크고 작음은 있지만, 누구나 분노, 슬픔, 두려움, 고통과 불행 같은 어려움을 갖는다. 그것은 일상다반사일 뿐이다. 그것을 기쁨과 사랑 그리고 행복으로 바꾸는 것은 누가 대신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스스로 긍정적 습관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장(道場)이 바로 심신(心身)을 수양하는 곳, 즉 몸과 마음을 갈고 닦는 곳이다.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통해서 수양이 된다. 편하게 얻은 행복이 자신의 인생을 바꾼다는 것은 착각이다. 행복은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도록 변화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이런 긍정적인 변화가 습관이 되고 자비(慈悲)나 봉사와 같은 행동으로 나타났을 때 비로소 행복이 찾아오는 것이다.
지금 아무리 행복하다고 해도 그 행복이 영원한 것은 아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이야말로 행복을 지속시키는 것이다.
행복이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나타나야 하는 이유는 어떤 결과라도 이전의 나를 영원히 바꿀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과만을 바라는 소망은 실패와 좌절을 가져온다. 나는 격투기 신인왕전에서 우승하였을 때 챔피언만 되면 세상이 다 내 것이 될 줄 알았고 영원히 행복하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격투기 시합에서 한국 챔피언이 되었다. 하지만 그 기쁨은 겨우 한 달도 넘기지 못하고 나는 예전의 나로 되돌아와 있었다.
물론 당시의 행위가 헛되기만 했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의 나를 만드는 데 분명 공헌한 바가 있다. 그때의 노력이 아이키도를 만나면서 겪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고난을 결코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게 해주었다. 물론 어려운 것을 몰랐던 부인은 새로운 변화에 몹시 힘들어 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고난이 아직 끝나지는 않았지만, 지금 아내는 남편의 변화에 기뻐하고 행복해한다.
내가 하는 아이키도라는 무술은 그 행복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아이키도는 무술로서의 긴장감을 통해 두려움을 자극하기도 하지만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평화와 행복을 찾는다. 연출된 도깨비집에 들어갈 때 느끼는 적당한 공포와 긴장감이 밖으로 나와서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해소되는 것을 아이키도 수련에서도 똑같이 느낄 수 있다.
수련을 하는 동안은 위험에 대한 불안이나 실전에 대한 두려움 기타 세속적인 어려움과 고통은 사라진다. 그리고 앞서 종교에서 말하는 세상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와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것을 돕는다.
아이키도를 하면 평화를 갈구하도록 인간 내면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세상을 편견 없이 만유애호의 마음으로 바라보도록 하며 자신은 물론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킨다. 그러한 변화는 슬픔과 고통, 원한과 분노 그리고 공포마저도 사그라지게 한다.
사람은 수양을 통해 변화하고 수양이 되었을 때 비로소 행복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