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여신상 디케
▲헷갈리는 소득 귀속시기…기준은?
소득의 귀속 시기를 언제로 볼 것인지에 따라 부과제척기간 등 세금관계가 변하게 된다. 따라서 과세당국과 납세자는 소득의 귀속시기에 따라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며 다투는 경우가 발생한다.
A씨는 서울 서초구 소재 S가든 상가관리단의 구성원이다. S가든 재건축조합은 아파트 재건축을 위해 A씨를 포함한 상가구분소유자들을 상대로 토지분할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소송과정에서 S가든 재건축조합과 A씨를 포함한 상가구분소유자들 사이에 조정이 성립돼 소송이 종결됐다.
그러나 과세당국은 이 조정에 따른 S가든 재건축조합의 상가구분소유자들에 대한 리모델링 지원금 중 A씨의 지분율 금액에 대해 종합소득세가 신고 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A씨에게 종합소득세를 고지했다.
A씨는 당국의 과세가 부과제척기간이 지나 위법하다며 반발했다.
A씨는 "재건축조합과 상가구분소유자들 사이에 조정이 성립한 날이 속하는 2007년에 지원금을 수령할 권리가 성립했고, 그 소득의 실현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정도로 확정됐다 점을 들어 이 지원금은 2007년 귀속 소득"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당국이 2008년 귀속 소득으로 보고 과세한 것은 잘못이며, 2007년 귀속 소득으로 판단할 경우 2014년 8월에 한 과세는 부과제척기간이 경과한 위법한 과세라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김정숙 부장판사)는 "S가든 재건축조합은 상가구분소유자들로부터 재건축사업 및 인허가상 필요한 동의를 받아 재건축 사업을 시행했고, 2008년 5월 조합원들과 분양계약 체결을 완료한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와 달리 조정이 성립된 때(2007년)가 아닌, 분양계약 체결을 완료한 때(2008년)를 소득의 귀속시기로 판단해 과세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상가구분소유자들과 S가든 재건축조합 사이에 있은 조정에서 S가든 재건축조합과 조합원 사이에 분양계약 체결기간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했으므로 그 지급약정일에 이 지원금 소득의 실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정도로 성숙·확정됐다고 볼 것"이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상가구분소유자 중 일부는 조세심판원의 인용 결정에 따라 소득세 처분을 취소 받았으나, 이는 조세심판원의 인용 결정에 대해 불복할 수 없는 제도적 결함에 따라 상가구분소유자 중 일부 사이에 차별이 발생한 것일 뿐, A씨가 자신에게도 조세심판원의 부당한 결정을 적용해 달라고 하는 것은 법치주의에 반한다"고 덧붙였다. [참고 판례 : 2015구합6552]
▲고법까지 왔는데, '헛심' 쓴 납세자
1심에 불복해 항소심인 고법까지 왔는데, 법원이 전심 절차인 행정심판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소를 각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고등법원 행정5부(재판장 성백현 부장판사)는 최근 납세자 A씨가 낸 종합소득세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A씨가 소를 제기하기에 앞서 지난 2007~2009년 귀속 각 종합소득세 부과처분에 대해 전심 절차를 거치지 않아 부적법하다"며 각하 판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B대학 총무처 주임으로 입사한 후 행정실장, 총무처 차장 등의 직책을 수행하면서 배임수재죄로 지난 2012년 7월 징역 1년 6월, 추징 1억97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에서 양형부당을 이유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A씨에 대해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160시간, 추징 1억9700만원을 선고했으며,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과세당국은 A씨에 대한 배임수재액을 기타소득으로 판단해 이를 2006년 내지 2009년도의 소득에 가산해 2006년 귀속 3900만원의 종합소득세를, 2007년 귀속 3900만원, 2008년 귀속 3000만원, 2009년 귀속 2200만원의 각 종합소득세를 고지했다.
한편 A씨는 이 중 2006년 귀속 종합소득세 부과처분에 불복해 지난 2014년 4월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했으나, 그 해 11월 기각 결정을 받았다.
그러나 A씨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의 종합소득세에 대해서는 따로 전심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이후 과세당국은 2006년 종합소득세에 대해서는 직권으로 취소했다.
A씨의 취소소송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청구가 이유없다며 기각 판결했다.
그러나 항소심인 고등법원 재판부는 1심과 달리 과세당국이 본안 전 항변으로 제기한 '2007년 내지 2009년 종합소득세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은 전심절차를 거치지 않아 부적법하다'는 주장을 받아들였다.
고법 재판부는 "국세기본법에 의하면 행정소송은 원칙적으로 심사청구 또는 심판청구와 그에 대한 결정을 거치지 않으면 이를 제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A씨가 과세당국의 종합소득세 부과처분에 대해 2007~2009년 귀속분에 대해 심사 또는 심판절차를 거쳤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A씨의 부과처분 취소청구가 부적법하다"고 각하 판결했다. [참고 판례 : 2015누531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