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도피를 막아야하는 고액체납자는 국세청의 근무 태만으로 현재 해외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며, 정작 요건에 못 미치는 체납자는 국세청 직원의 판단 미스로 인해 출국 금지 신청이 내려지는 등 그야말로 황당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22일 서울지방국세청(이하 서울청)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관운영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12월2일부터 같은달 22일까지 진행됐다.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면 5000만원 이상의 국세를 정당한 사유 없이 납부하지 않는 자에 대해 출국 금지를 할 수 있다.
또 국세징수법에 따르면 국세체납액이 5000만원 이상으로 압류, 공매 등으로 조세채권을 확보할 수 없고 정당한 사유 없이 출국금지 요청 기준으로 1년간 국외출입횟수가 3회 이상인 자 등은 체납처분을 회피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 출국 금지를 요청하도록 되어 있다.
감사결과 서울청은 2014년 출국금지 기간이 종료되어 연장 또는 연장해제가 필요한 고액체납자의 출국금지 여부를 세무서별로 검토하도록 해 출국금지요청서를 제출 받았다.
이에 서울청 산하 Y세무서는 체납세액이 49억원에 달한 고액체납자 A씨에 대해 출국금지를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서울청에 출국금지를 요청했다.
하지만 서울청 소속 담당 직원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국세청 본청에 출국금지를 요청하지 않았고, A씨는 출국금지 기간 만료 다음날 국내를 빠져나가 지금껏 국외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서울청 산하 M세무서에서는 지난해 274억원 가량의 세금을 체납하고 있는 B씨의 입국사실을 법무부로부터 통보 받았지만 7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B씨 등 14명의 출국금지를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14명 가운데 4명은 입국 후 다시 국내를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출국금지 대상이 아닌 자에 대해 출국을 금지시키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서울청 산사 J세무서는 출국금지 요건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세납세액이 3500만원(출금금지 요청 기준 : 5000만원)인 C씨에 대해 출금금지를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산금을 포함한 미수납액 6100만원을 기준으로 삼았던 것.
J세무서는 2014년 8월 C씨에 대해 출국금지를 요청했고 법무부에서 2015년 2월까지 C씨에 대한 출국을 금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J세무서를 포함한 4개 세무서가 6명에 대해 출국금지 요청을 잘못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감사원은 현재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고액체납자 12명에 대해서는 즉시, 국외에 체류하고 있는 고액체납자 5명에 대해 법무부로부터 입국사실을 통보받는 즉시 출국금지 요청을 검토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 국외 도주 우려가 있는 고액체납자에 대해 출국금지 요청을 누락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출국금지요청 대상자가 아닌 자에 대해 출국금지를 요청하는 일이 없도록 지도 감독해 달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