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세수입 증대 등 확실한 효과가 나타나지도 않은 사안에 대해 성급하게 예산성과금 지급을 신청하는 등 예산성과금을 엉터리로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관련 사안에 대해 납세자가 과세에 불복해 소송을 냈는데 이마저도 국세청이 패소, 아무 것도 손에 쥐지 못했으면서도 예산성과금만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감사원은 서울지방국세청에 대한 기관운영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2014년 1월 기획재정부로부터 예산성과금 신청 안내를 받은 후
'신축주택 감면세액 계산의 법령해석 논리 개발로 양도소득세 추징 및 개선방안 마련' 사례를 국세청 감사분야 추천대상으로 선정, 기획재정부에 2014년 예산성과금 지급 추천대상으로 통보했다.
해당 사안을 통해 과세된 금액은 수 백억원 가량이었으며 기획재정부는 이를 발굴한 국세공무원들에게 1000만원의 예산성과금을 지급했다.
문제는 예산성과금 지급 신청 이전부터 이 사안에 대해 납세자들이 제기한 조세불복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현행 예산성과금 지급 규정에 따르면 실제로 국가 수입증대 등의 효과가 확정적이지 않을 경우 신청대상이 되지 않고, 조세불복이 진행되는 경우에도 추후 국가 패소시 소송비용 등이 지출되기 때문에 신청대상으로 삼지 않고 있다.
그나마 조세불복 소송에서도 패배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예산성과금 신청 당시 5건의 불복 소송이 대법원 등에 계류 중이었고 이중 4건은 이미 항소심에서 국가 패소로 선고된 상태였다"며 "그런데도 국세청에서는 불복절차 진행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수입증대 효과가 확정적인 것으로 판단해 예산성과금 지급 추천대상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대법원에 계류 중이던 5건의 불복 소송이 모두 국가 패소 판결로 끝났고 이후 국세청은 이 사안과 연관된 371건의 과세건을 직권 시정(환급), 총 282억원의 세금을 납세자들에게 되돌려 준 것으로 확인됐다.
소송비용 등을 감안할 때 국고 수입 증대는 커녕 오히려 마이너스를 낸 사안에 대해 예산성과금(1000만원)만 받아 챙긴 꼴이다.
감사원은 "국세청장은 앞으로 예산성과금 신청 시 불복절차가 진행 중인 사안을 예산성과금 지급 추천대상으로 선정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해달라"고 주의 통보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