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금융위원회 제공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23일 정례회의를 열고 전업투자가 甲씨와 모 증권사 센터장 乙씨를 시세조종 혐의로 검찰에 고발키로 의결했다.
이날 증선위 발표자료에 따르면 甲씨는 주식거래 전용 사무실을 차려놓고 직원 5명을 고용해 2012년 12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모두 36개 기업의 주가를 조작해 51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각자의 컴퓨터 서너 대에 깔아놓은 홈트레이딩시스템 (HTS)을 이용해 2∼3일씩 특정 주식을 상대로 가장·통정 매매 주문을 집중적으로 내거나 고가 매수주문을 낸 뒤 바로 취소하는 수법으로 주가를 끌어올렸다.
여러 종목을 순차적으로 거래하면서 단기간에 사고팔아 차익을 얻은 이들이 사용한 수법은 풀밭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잎을 갉아먹는 메뚜기 같다고 해서 '메뚜기식 주가조작'으로 일컬어진다.
이들이 낸 허위 주문은 가장·통정 매매 주문 17만회 등 총 36만회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매매는 한 사람이 여러 계좌로 주식을 같은 가격에 사고파는 것이고 통정매매는 두 사람 이상이 서로 짜고 주식을 매매하는 것을 말한다.
이들은 시세조종에 사용된 증권계좌 간에 연계성이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지인 등 27명의 차명계좌 45개를 사용했다. 또 컴퓨터별로 다른 인터넷 사업자에 가입하는 등 치밀한 수법으로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는 것이 증선위의 설명이다.
증권사 지점장 乙씨는 甲씨 일당의 주가조작에 직접 가담해 허위 주문을 내고, 자신의 가족과 고객 계좌를 빌려준 대가로 1억원 이상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乙씨는 증권사 영업을 하면서 甲씨를 알게 됐다.
해당 증권사는 내부 감시 시스템을 통해 甲씨 일당의 이상 매매 내역을 확인했지만 이들은 주식 거래에 쓰인 계좌들이 서로 연관이 없다고 허위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