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위),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오른쪽위),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왼쪽아래), 정의당 심상정 대표.
與정책, 국가 역할↓…野3 '재벌-복지'엔 국가 개입
제20대 총선이 '공천'갈등으로 비화되면서 정책이슈가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가계부채 증가와 일자리 부족 등으로 양극화가 극심해지며 '헬조선', '흙수저' 등 자조 섞인 유행어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의 정책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20대 총선에서 내놓은 각 당의 주요정책들을 살펴보면 새누리당은 국가책임보다는 '개인책임'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개인이 아닌 '국가책임'에 방점을 찍고 있는 모습이다. 국민의당은 이들 중간쯤 걸치고 있다.
특히 임금노동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최저임금'과 관련해 새누리당이 야당이 내놓은 최저임금 1만원에 최대 9000원까지 인상안을 내놓았다.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률(8.1%)보다 높은 수치다.
□ 최저임금 정책 경쟁, 與 9000원 인상 경제계 반발에 '말바꾸기' = 하지만 새누리당은 재계의 반발이 이어지자, 곧바로 말을 바꿨다. 강봉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2020년까지 최저임금(시급)을 높게는 9000원까지 인상하겠다"고 했지만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조원동 당 경제정책본부장이 진화에 나섰다.
그는 YTN라디오에 나와 '최저임금 9000원 인상'보도를 "오보"라며 "9000원까지 올라가는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의 '1만원 최저임금' 공약에 대해 "무조건 만 원까지 올리겠다고 이야기를 하면 경제 생태계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본부장은 "자영업자들이 알바생을 많이 고용하는데 그분들은 (알바를) 쓰려고 해도 쓸 수가 없고, 인건비가 비싸지면 자영업 자체는 문을 닫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 더민주-정의당, 최저임금 1만원 "朴정부 실현 불가능, 정권 교체 해야" = 하지만 최저임금 9000원 인상 효과라는 새누리당의 애매한 정책은 결국 '조삼모사' 성격이 짙다. 지난해 최저임금 협상에서 결정된 최저임금은 8.1% 오른 시간당 6030원인데, 단순수치로 매년 8.1%씩 오른다고 가정할 경우, 2020년 최저임금은 약 8234원이 된다.
최저임금 정책을 따로 내놓지 않아도 기존 인상률만큼만 올라도 2020년에 8234원이 되기 때문에 새누리당의 '최저임금 9000원 인상 효과'는 정책적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정부가 노동계과 경영계가 논의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 별다른 관여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국민의당의 경우 구체적인 최저임금은 명시하지 않고 '최저임금 근로자 평균 소득 50%로 확대' 정도에서 정책을 내놓았다.
반면 최저임금 정책에 적극적인 데는 더민주와 정의당이다.
두 당 모두 최저임금 1만원을 제시하고 있지만 더민주는 2020년까지, 정의당은 2019년까지로 시한을 달리했다. 더민주의 인상률은 연 13.4%이며 정의당은 연 18.4%의 인상률이다. 지난 최저임금 인상률(8.1%)의 2배 내외라는 점에서 경영계 압박은 불가피하다.
□ 더민주-정의당, 내수성장 위해 '임금소득' 올리기 = 더민주는 '더불어성장론' 핵심인 소득주도성장을 통한 내수강화를 목표하고 있다. 또한 법률 제·개정을 통해 대기업과 재벌 규제를 강화하고 대기업 사내보유금에 세금을 물어 국가재원을 확보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비정규직 비중을 줄이고 임금 소득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가계부채와 관련, 저소득-저신용 장기 연채 채권 소각을 제시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가계부채 총량을 줄여 저소득-저신용자들의 재활을 도와 내수경제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의당은 한 발 더 국가책임을 강조한다. 최저임금 미만 노동자가 열 명 중 한 명이며 대기업과 하청협력업체 간의 임금격차가 최대 2.8배에 달한다는 현실을 고려해 2019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고 임금근로자 평균임금 230만원(비정규직 포함)을 2020년까지 300만원으로 올리겠다는 목표다.
이 역시 임금근로자의 주소득원인 월급을 인상해 경제, 사회적 문제를 풀 수 있다는 판단이다. 직접적인 임금제도 개선을 위해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국회 환경노동위 관계자는 "새누리당의 최저임금 9000원 인상 효과는 야당이 내놓은 1만원 최저임금에 맞불성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야당의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은 박근혜정부에서는 어려운 것이고 정권이 교체될 것을 생각하고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20대 총선 정당 별 주요 공약
□ 새누리, 경제정책 정부 입장 대변…재벌개혁 대선 때보다 후퇴 = 경제 및 재벌 문제 공약의 경우 새누리당은 중소기업 R&D지원과 세금감면, 자영업자 소득세 감면 등 감세기조를 강화하고 한류를 통한 관광활성화 등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했다.
재벌 개혁과 관련해서도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내건 공약보다 오히려 후퇴됐다.
재벌개혁의 핵심인 일감몰아주기 규제와 소유지배구조 개선 등에 대해서는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
야3당의 경우, 재벌총수 일가의 편법적 지배구조 개선과 일감몰아주기 규제, 사면권 제한, 다중대표 소송제, 등을 포함시켰다.
□ 野3당 재벌-복지 '국가'책임 강조…더민주-정의당, 법인세 정상화 = 조세개혁과 관련해서는 더민주는 재정-복지-조세개혁 등을 내걸고 ▲부자감세 철회 ▲조세부담률 2~3%인상 ▲법인세 정상화 등을 내세웠고 정의당 역시 법인세를 MB정부 이전 수준으로 인상하며 ▲소득세 최고세율 45%인상 등 누진세율 강화 ▲사내유보금 과세 등을 내걸었다.
다만 국민의당은 조세정책을 따로 내놓지 않은 상태다.
복지 공약 역시 새누리당보다 야당이 '국가 책임'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특히 대선공약이던 누리과정이 예산문제로 거듭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이 빚어지는 것과 관련해 새누리당을 제외한 야3당은 국가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보편적 보육으로 한 걸음 더 간 것이다. 또한 야3당은 육아휴직 급여 인상과 보육여건 개선을 공약했다.
국공립 보육시설 확대 공약을 4당 모두 내놨지만 재원 마련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새누리당은 국가재정이나 환경여건을 고려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국가책임을 덜게 한 것이다.
더민주는 현재 약 500조원의 국민연금기금 중 일부를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재원조달방안으로 제시했다. 정의당의 복지 재원 조달을 위한 사회복지세 신설을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