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악화에 시달리던 두산인프라코어 주가가 장기 하락 행진을 멈추고 급등세로 돌아서자 공매도 투자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와 대신증권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1분기 공매도 거래량이 2100만 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1위에 올랐다.
그만큼 두산인프라코어 주가의 하락 추세에 베팅한 투자자가 많았다는 얘기다.
그러나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는 1월20일 3375원을 찍은 뒤 슬금슬금 오르기 시작했다.
2월16일 4천원대를 회복한 지 보름여 만인 3월4일 5000원대로 올라선 데 이어 그 다음 거래일(3월7일) 22%(1120원) 폭등해 6000원대에 안착했다.
그러다가 3월 중순 이후 5000원대로 잠깐 후퇴했지만 3월29일 6000원대에 진입하고서는 이달 14일(8320원) 8000원대까지 뛰어올랐다.
이에 따라 공매도 투자자들은 난감한 상황에 부닥쳤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팔고 주가가 하락하면 낮은 가격에 사서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챙기는 것이기 때문에 공매도 세력은 주가가 오르면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공매도 평균가(공매도 거래대금/공매도 거래량)보다 높게 형성되면 공매도 투자자들은 손실을 보게 된다.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는 3월31일 6510원으로 1분기의 공매도 평균가(4511원)보다 44% 높은 수준이었다.
14일 종가(8320원)는 올 들어 공매도 세력이 판 평균가(4790원)보다 무려 73%나 높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 주가가 공매도 투자자들의 예상과는 달리 꿋꿋하게 상승세를 보여 공매도 세력이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공매도 세력이 군침을 흘리기에 좋을 정도로 '유동성 위기설'에 시달렸다.
작년 4월 1만2800원까지 치솟은 주가는 올해 1월 장중 3375원까지 추락했다.
작년 말 종가가 4695원으로 작년 한 해 동안의 공매도 평균가(8116원)보다 42% 낮은 수준이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작년의 두산인프라코어 공매도 세력은 상당한 이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두산인프라코어가 올 들어 잇따라 실효성 있는 자구안을 내놓으면서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달 중순 공작기계사업 부문을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에 매각하기로 했고 자회사인 두산밥캣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주가가 상승하면서 공매도 세력이 숏커버링에 나선 것도 이 회사 주가를 3개월도 안 되는 사이에 2배 이상으로 폭등케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숏커버링은 매도한 주식을 갚기 위해 다시 환매수하는 걸 말한다. 일반 주식투자로 치면 일종의 손절매로 볼 수 있다.
최근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한 공매도 세력의 공격은 주춤해진 양상이다.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중에서 두산인프라코어의 공매도 거래량은 3위로 밀려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