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4월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금리를 일단 묶었지만, 상반기 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은 금통위는 19일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연 1.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지난해 6월 1.75%에서 0.25%포인트를 인하한 이후 10개월째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금통위는 경기 부양보다는 금융 안정에 더 큰 비중을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동결 결정의 배경에는 ▲ 수출을 제외한 일부 경기지표 호전 ▲ 외국인 이탈 우려 ▲ 가계부채 증가 ▲ 금통위 전문위원 교체 등이 있었다.
수출 부진과 미국·영국 등 선진국의 부양책 등으로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압력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과 금리 인하의 효과에 대한 불투명성 때문에 통화정책을 바꾸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경기 호전에 대한 불확실성이 클 때는 통화정책을 바꾸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며 "대외 여건이 안정적일 때 통화정책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변동과 가계부채 급증세는 추가 금리 인하를 제약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특히 가계부채 증가세가 가파르다. 가계 빚은 2013년 말 1000조원을 돌파한 이후 1년 4개월 만에 1100조원으로 늘었고, 다시 7개월만에 100조원 이상 증가했다. 2월 말 1200조원을 돌파한 가계 부채는 이후에도 계속 상승일로를 걷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의 증시와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있고, 안전자산 선호심리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며 국내 금융시장에서 자본유출도 이어지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 연간 경제성장률은 0.05%포인트 높아진다"며 "하지만 금리를 인하할 경우 자본 유출 위험과 가계 부채 증가, 향후 대외 충격에 대비한 통화정책 여력의 손실 등 위험성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밖에 6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의 금리 인상 여부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등대외적인 변수가 있는데다 오는 20일 금통위원 4명이 교체되는 점도 동결기조 유지에 한 몫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4월 금통위에서 한은이 금리를 동결했지만 6월 금통위에서 한은의 행보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경기 부양 압박이 커지면서 올 상반기 내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4월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올해 국내외 경제에 대한 우려의 시각은 유지될 전망"이라면서 "경제성장률 3%가 하향 조정되면 추가경정 논의와 함께 2분기 말에 한 차례 기준금리 인하가 실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방에서는 기준금리가, 상방에서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채권 수익률을 가두고 있어 경기 부양의 필요성이 큰 상황"이라며 "올 2분기 중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