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열린 한국세무사회장 선거에서 한 세무사회원이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제12대 서울지방세무사회장을 뽑는 선거가 치러질 서울회 정기총회가 2달여(6월14일 예정)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회장 자리에 도전할 후보자들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분위기가 차츰 고조되고 있다.
서울회는 전국적으로 1만2000여 세무사회원 중 절반에 가까운 5200여명의 회원을 품고 있다. 본회장급은 아니지만 자리의 상징성으로 인해 임기 2년의 서울회장을 선출하는 선거는 본회장 선거 못지 않게 회원들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키는 세무사회의 거대 행사 중 하나다.
현재까지 이번 선거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는 인물은 총 3명. 경교수 세무사(전 세무사회 부회장), 이종탁 세무사(현 서울회 부회장)와 이미 2번 낙선을 경험한 임채룡 세무사(한국세무사회 이사 겸 대외전략위원장)가 재도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들 중 이종탁 세무사, 임채룡 세무사는 벌써부터 서울시내 세무사무소들을 찾아다니며 한창 '표밭갈이'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선거를 둘러싼 몇가지 관전포인트를 알아보자.
□ '3수생' 임채룡, 이번에는? = '서울지방세무사회장'이라는 타이틀만을 바라보고 달려온 지도 어언 4년. 지난 2012년 제10대 서울회장 선거, 지난 2014년 제11대 서울회장 선거에서 연이어 김상철 현 서울회장에게 패배해 낙마의 쓴잔을 들이킨 임채룡 세무사가 이번 제12대 선거에 다시 도전한다.
1951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국세공무원 생활을 10여년간 한 뒤 현재까지 세무법인 민화의 대표로 재직하고 있는 임채룡 세무사.
세무사회 부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그는 제10대 서울회장 선거에 도전해 843표를 획득했으나 880표를 얻은 김상철 회장에게 37표의 간발의 차이로 아쉽게 패배했다. 그리고 제11대 선거에서도 1299표를 얻어 1359표의 김상철 회장과 불과 60표밖에 나지 않은 차이로 또 한번 당선을 놓치고 말았다.
매번 코앞에서 목표를 놓치다보니 다시 서울회장에 도전하게 되는 임채룡 세무사로서는 이번에는 그야말로 '독기'를 품고 선거전에 뛰어든 모양새다.
□ 차근차근 커리어 쌓아올린 이종탁 = 한편 '3수생' 임채룡을 상대로 나선 이는 현 서울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이종탁 세무사다.
세무대 2기 출신으로 전 세무대학세무사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이종탁 세무사는 서울회 연구위원장을 맡아오다가 지난 제10대, 11대 선거에서 김상철 회장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부회장에 당선됐다.
이종탁 세무사는 현직 서울회 부회장인만큼 후보들 중 서울회의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있다는 부분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김상철 회장을 보필해 4년간 무리없이 서울회를 이끌어왔다는 평을 듣고 있으며, 특히 활발한 봉사활동을 통해 세무사 위상 제고에 힘써왔다고 전해진다.
'조력자' 역할에 그친 지난 서울회장 선거와는 달리 이번에는 자신이 직접 회장후보로 승부를 거는 상황이기에 회원들의 이목도 그만큼 집중되고 있다.
□ 본회 선거개입, 이번에는 과연? = 한편 지난 제11대 서울회장 선거는 역사상 유례없는 '진흙탕' 선거라는 혹평을 받은 바 있다. 후보자들 간의 비방전도 한몫 했지만 본회가 지나치게 지방회 선거에 개입한 것이 결정적 흠결이었다는 평이다.
당시 본회는 선거를 얼마 앞두지 않은 상황에서 세무사회보에 특정 후보의 기고글을 대량으로 게재하면서 '편파선거' 의혹을 불러일으켰고, 선거를 한달여 앞두고서는 서울회장 입후보자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선거규정을 두차례나 개정, 회원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특히 본회는 선거관리를 잘못했다며 신목근 당시 서울회 선관위원장에게 '회원권리정지 1년'이라는 중징계를 내리기도 해 큰 파문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이에 대한 신목근 세무사의 징계처분 무효소송은 현재까지도 법정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본회 선거개입의 이유는 당시 본회장과 특정 후보자와의 커넥션 때문이라는 것이 선거를 근접거리에서 바라봤던 업계 관계들의 평이다.
선거가 끝난 뒤에는 임채룡 세무사가 신목근 세무사를 명예훼손 및 선거운동방해 혐의로 고소했으나 검찰과 법원에서 수차례 무혐의로 판결난 끝에 결국 임채룡 세무사도 지난해 고소를 취하하는 등 선거 후유증도 심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선거가 지난 선거와 같이 본회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선거가 혼탁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은 비교적 적어보인다고 지적하고 있다.
백운찬 현 세무사회장과 두 유력 후보자 간 어떠한 연결고리도 찾기 힘들다는 점 때문이다.
이종탁 세무사는 지난 본회 회장 선거에서 백운찬 회장의 반대 진영인 조용근 후보측 선거캠프를 지원하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임채룡 세무사도 본회 이사 및 대외전략위원장을 맡고 있지만 전임 회장과의 친분이 두터울 뿐, 현 회장과의 유대관계는 전무한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하지만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백운찬 회장이 세무사회 내 자신의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해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이번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는 경교수 세무사는 열심히 발품을 팔며 서울 시내 세무사무소를 누비고 있는 타 후보들과 달리 현재까지 별다른 선거운동을 하지 않고 '관망'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