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조선 버리고 건설 집중해 흑자행진

조선용 후판사업 축소, 건설용 철근ㆍ외벽제 확대

조선경기 침체 건설경기 활황으로 수익성 증가

조선산업 침체로 함께 동반 침체를 겪던 동국제강이 2년전부터 조선용 후판 생산을 줄이는 대신  건설용 봉강과 외벽강판 생산을 확대한 전략이 적중해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동국제강은 2014년 후판용 고로 일부를 가동중단하고 건설용 철근과 형강, 그리고 이전에 없던 건물외벽용 냉연제품을 출시하며 돌파구 마련에 나서는 결단을 내렸다. 

이 회사의 제품구성은 2010년만해도 후판이 60%를 차지하고 봉강과 형강이 각각 24%, 17%를 차지했지만 제품구조조정을 시작한 이후 냉연과 봉강이 35%, 30%로 주력제품의 자리를 차지했고 후판의 비중은 18%로 축소돼 완전히 다른 모습의 회사로 탈바꿈했다. 

동국제강 제품별 매출비중 추이 

                                                                                                                   자료 : 동국제강

이렇게 제품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주 고객도 조선업체가 아닌 건설업체가 됐는데 지난해 때마침 불어 온 주택시장 호황을 맞아 제품조정이 효과를 발휘했다.

동국제강은 이번 1분기에 1조2248억원의 매출과 56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작년 2분기 부터 이익이 나기시작했는데 이어진 흑자를 모두 합치면 3000억원이 넘는 이익이 쌓여가고 있다.

동국제강 분기별 영업실적 추이

자료 : 동국제강 사업보고서 및 실적발표

매출은 조선용 후판의 판매 부진과 중국 철강의 저가공세로 계속 축소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제품군에서 후판 비중이 줄었고, 주택호황으로 물량이 확보된 건설용 봉강·형강·냉연제품의 가격도 최근 올라가고 있어 앞으로의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매출이 줄고 있어 아쉬움이 있지만 수익성은 개선돼 회사가 한결 안정됐고 자신감도 찾았다"며 "중국 철강산업이 정리되면서 3월부터 건설용 철강 가격까지 오르고 있어 제품구조조정의 성과가 2분기에는 더 확실히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동국제강은 최근에도 내진용 형강 생산량을 1500만톤으로 늘리고 신개념 철근인  DKOIL 브랜드를 출시했으며, 컬러강판 시설을 강화해 세계최대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등 제품 구조조정을 이어가고 있다.

신속한 제품군 조정과 판매망 확보로 영업실적이 좋아지면서 부채비율도 200%대에서 180%대로 떨어지고 자연스럽게 이자보상비율도 1%대에서 2%대 가까이 증가해 재무여력도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철강업계는 지난 수년간 조선업계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 조선업체에 공급하던 후판물량이 급격하게 줄고 중국의 저가 공세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다. 동부제철은 시장에 매물로 나오고 동국제강도 은행관리를 받으며 자금마련에 급급했다. 

특히 후판이 제품의 중심이었던 포스코와 동국제강은 조선업 불황에다 중국 철강의 저가공세에 직격탄을 맞아 포스코가 사상처음 6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하고 동국제강도 본사 사옥을 매각하는 어려움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