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나인트리컨벤션에서 진행된 '제2차 국제조세협회 아시아-태평양 조세 컨퍼런스'에서 정부, 학계, 경제계, 기업의 조세실무 전문가들이 국내 BEPS 프로젝트 이행 방안에 대해 활발한 논의를 진행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의 BEPS(세원잠식 및 소득이전)문제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제2차 국제조세협회 아시아-태평양 조세 컨퍼런스'(IFA Asia-Pacific Regional Conference)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한국국제조세협회가 12·13일 양일간에 걸쳐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개최한 이번 세미나에는 국내외 조세전문가 200여명이 모여 최근 갈수록 부각되고 있는 국제조세의 중요성을 실감 할 수 있는 자리였다.
세미나에서는 현재 각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BEPS 이행실태를 점검하고 성공적인 BEPS 이행방안에 관해 심도 있는 논의가 펼쳐졌다.
첫째 날은 대기업집단의 내부 용역 거래에 대한 과세, 실질과세의 원칙 등 국제조세문제에 대해 소개하고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눴다. 둘째 날은 무형자산에 관한 이전가격지침, 다각적인 세금 조약, BEPS의 실행, 조세조약의 분쟁해결제도 등의 주제로 발제와 토론이 진행됐다.
이어진 폐막행사에서는 한국국제조세협회 이진영 이사장이 인사말을 통해 "이제 행사를 마무리하겠다. 좌장들과 패널들이 행사기간 뿐만아니라 준비과정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도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속담에 거자필반(去者必返)이라는 말이 있다. 이번에 우리는 헤어지지만 다시 만난다는 말이다. 9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만나자"고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본 행사를 모두 마치고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세원잠식과 소득이전(BEPS)과 관련해 정부, 학계, 경제계, 기업 등의 조세전문가들이 참여해 국내 BEPS 프로젝트 이행 방안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됐다.
패널로는 이재목 기획재정부 국제조세제도과장, 이상우 국세청 국제세원관리담당관, 안창남 강남대 교수, 이준봉 성균관대 교수, 이재호 서울시립대 교수, 전수봉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본부장, 이경근 법무법인 율촌 조세본부 대표, 백제흠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등이 참여했다.
이준봉 성균관대 교수는 "법인이라는 것은 자본주의 발달과정에서 유용하게 사용해 왔지만 지금처럼 다국적하에서는 동일한 실체임에도 불구하고 수백개의 업체로 나눠지고 있다"며 "이 법인들을 어떻게 볼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다"고 말했다.
이어 "수백개로 나눠지는 다국적 기업에 대해 대처하기 위해 인도처럼 '원천지국과세'를 강화하는 방안이나 글로벌 다국적기업을 하나의 실체로 보는 방법이 있는데 다소 현실과 먼 얘기다"고 지적했다.
이재호 서울시립대 교수는 "조세조약에서 분쟁이 있을 때 해결하는 절차로 마련된 게 과세당국 사이의 합의절차다. 줄여서 MAP이라고 하는데 문제는 이 MAP이 국제적으로 급증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도 2011년 59건에서 재작년 통계는 100건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양적으로 상호합의 건수가 증가하는 것과 더불어 상호합의절차를 종료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살펴보면 평균적으로 2년이 소요되고 있다"며 "과세관청의 경우는 인력을 보강하고 경험을 통한 학습효과로 인해 처리건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기간이 늘지는 않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고충이 되는 부분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업 입장에서 국제거래통합보고서 등의 협력의무가 늘어났다.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전향적인 절차 간소화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백제흠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특이한 것은 가치기업할당법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이 방법은 OECD 가격지침에서 권고하는 방법인데 현재는 한국·일본·대만·싱가폴이 적용하고 있고 중국은 아니다"며 "중국에 투자하는 기업들은 제도상 차이에 대해 면밀히 분석해야 하며 특히 기업할당법같은 제도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사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국적 기업의 내부용역제공에 대한 과세문제가 있다. 서비스요금은 모회사가 자회사에 진출해 고정사업장이 있는 경우 그 소득을 과세하겠다는 입장이다"며 "서비스요금은 고정사업장에 대한 요건과는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단순히 어드바이스 워크아웃을 수행하는 경우, 파견된 직원이 처분권을 가졌는지도 불분명하고 활동이 기업에 본질적이고 중요한 활동인지도 의문이기 때문에 경영자문용역과세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안창남 강남대학교 교수는 "무형자산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와 관련된 문제가 있다. 벱스나OECD 가이드라인에서는 무형자산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하게 무형자산은 뭐다라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이전가격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법을 중심으로 무형자산에 대한 정의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무형자산에 대한 정상가격 산출방법에 있어 가격 산출 방법에 대한 세법의 정확한 규정을 만들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원가분담약정과 예상편익과 관련해 "세법이나 시행령에 계산법에 관해 명쾌하게 설명이 안되어있다. 과연 원가분담약정을 무형자산에만 할 것인가 등의 불분명한 규정들을 명쾌하게 정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근 법무법인 율촌 조세본부 대표는 "벱스에서는 이자비용을 포함해 금융비용에 공제한도를 설정함으로써 조세회피를 규제하는 방안을 권고했다"며 "벱스보고서의 핵심 내용은 금융비용공제한도를 설정하는 방법으로 고정비용이라는걸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기업에 몇 대 몇 설정하는게 현실에 맞지 않아 그룹이 처한 산업특성상 차이점을 고려해주는 유연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금융보험의 경우 이자소득이 주 영업이익을 낸다는 측면에서 예외를 인정하는 등 이런 부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지적했다.
또한 "우리 세법과 이자제한규정과 OECD의 규정이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어떤 방식으로 통일성을 가지고 제도를 수용하느냐가 큰 과제다"라고 말했다.
전수봉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본부장은 "최근 사업주를 만나보면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말이 사업은 시원찮은데 돈 들어갈데가 한 두 군데가 아니고 신경쓸게 많은데 대부분이 관공서와 관련된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에는 국내외적으로 조세리스크가 증가하면서 기업들이 많이 어려워한다. 잠재된 세율인상리스크가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도 기업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기업들에게는 보고서 제출기한이 타이트하다. 조세분쟁 대응 관련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해외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불합리한 처분을 받지 않도록 상호합의제도를 활성화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국세청 이상우 국제세원관리담당관 "벱스를 시행함으로써 기업들의 납세협력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보완책으로 기업의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상호합의제도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4월6일 시행규칙과 서식이 개정됐는데 기존 서식이 단답형이었다면 개정 서식은 주관식 서술형이 많이 있고 각 항목별로 불명확한 점 때문에 기업에서 혼란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납세자들이 쉽고 편하게 신고할 수 있도록 민간, 정부, 국세청 직원들이 TF팀을 만들어서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다. 앞으로 필요한 경우 안내나 교육도 실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재목 기획재정부 국제조세제도과장은 "2015년에 국조법을 개정해서 종합기업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수많은 분들이 시한이 임박하다고 지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부담하는 납세협력비용을 감안해서 합리적으로 기간설정을 할지 내부적으로 고민중이다"고 전했다. 또한 "올해부터는 국가별보고서를 도입할 예정이다. 국가별보고서와 통합기업보고서를 일치시키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자비용문제를 논의해서 어떻게 입법할지 검토를 통해 2017년에는 입법을 추진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