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홍진 감독이 6년만에 내놓은 신작 '곡성'과 칸 영화제 경쟁부문의 러브콜을 받은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위부터).
곡성·아가씨·부산행 주목
작품성 탁월…일제히 칸行
극장가에 거장 감독들의 귀환이 시작됐다. 영화팬들은 이름만으로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이들의 신작을 만날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고 있다.
이번에 돌아오는 나홍진, 박찬욱, 연상호 감독 등은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제 69회 칸 영화제에 각각 장편 경쟁부문, 비경쟁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추격자'와 '황해'로 이미 칸 레드카펫을 밟았던 나홍진 감독은 지난 12일 개봉한 영화 '곡성'으로 또 다시 칸의 부름을 받았다. 나 감독이 6년만에 내놓은 신작 '곡성'은 한적한 시골 마을에 기괴한 일본인이 찾아오면서 이상한 일들이 계속 벌어지자 경찰과 무당이 공조해 이를 해결한다는 이야기다. 개봉에 앞서 '곡성'의 1차 편집본을 본 봉준호 감독은 "영화를 보고 급체했다"고 말했으며 '마담뺑덕'을 제작한 임필성 감독 역시 "무서워서 잠을 못 잤다"는 후문을 남겼다.
'올드보이'와 '박쥐'를 통해 칸과 인연을 맺은 박찬욱 감독은 영화 '아가씨'로 영화팬들을 찾을 예정이다. 칸 영화제 경쟁부문의 러브콜을 받은 이 영화는 영국소설 '핑거스미스'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작품이다. 1930년대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사기꾼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고용돼 아가씨의 하녀가 된 소녀를 둘러싼 이야기를 담았다.
'스토커'(2013) 이후 3년 만에 '아가씨'를 공개한 박 감독은 배역 오디션 당시 '노출 수위는 최고 수준이며 협의 불가'라는 조건을 내걸어 화제를 모았는데 여기서 뽑힌 하녀 역의 신예 김태리는 무려 1500 대 1이라는 경쟁률을 뚫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감독에 비해 다소 낯선 인물인 연상호 감독이 연출한 영화 '부산행'은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영화 '부산행'은 이상 바이러스가 나라를 뒤덮은 재난 속, 서울역을 출발한 부산행 KTX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블록버스터다. 영화계 일각에서는 한국형 블록버스터 좀비영화가 탄생했다며 기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조용한 가족', '반칙왕',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김지운 감독 역시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작업한 '라스트 스탠드' 이후 3년 만에 영화 '밀정'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 개봉하는 영화 '밀정'은 1920년대 말, 일제의 주요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숨 막히는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리고 있다.
김 감독과 세 작품을 함께 하며 김지운 사단 대표 배우로 불리는 송강호는 극중 의열단의 정보를 캐는 조선인 출신 일본 경찰 이정출 역을 맡았다.
팬들은 충무로를 대표하는 감독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와 함께 11일부터 22일까지 펼쳐지는 칸 영화제에서의 수상 여부를 점쳐보는 흔치 않은 기회를 맞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