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운열 "주류학자의 '참회'…지속가능성장은 '경제민주화'"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당선자(비례대표)는 조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세금감면 등을 통한 '낙수효과'를 주장했던 주류학자에서 '경제민주화 전도사'로 변신한 배경을 설명했다.

낙수효과 주장하다 '경제민주화 전도사'로 변신

"낙수효과로 인한 그늘이 너무 크다."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한 학자는 '주류학자의 참회록'이라는 제목으로 마지막 고별강의를 마쳤다.

고성장시대의 대기업 성장과 법인세 인하를 외쳤던 이 주류학자는 더 이상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한국경제 구조틀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참회'를 한 것이다. 성장의 과실이 중소기업과 중산-서민층에게도 내려온다는 낙수효과를 굳게 믿었던 이 학자는 이제 경제민주화로 중소기업과 골목상권을 지원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단언한다.

그는 참회록을 쓰며 '경제민주화 전도사'가 됐고 이젠 더불어민주당의 소득주도성장 핵심 정책을 가다듬는 '정책통'이 됐다.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영입인사인 최운열 당선자(비례대표)는 당 정책위 부의장으로 경제정책 전반을 맡고 있다.

그는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의 인터뷰에서 "교수로 지내면서 줄곧 효율과 대기업 중심 성장을 주장해왔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도 반대했고 법인세 인하도 외쳤다"며 "하지만 10여 년 전 부터 불균형성장으로 소득양극화가 심해져 하위 소득자 50%가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8%밖에 안 될 정도가 됐다. 이 양극화가 미국보다 심하다. 낙수효과의 그늘이 너무 커졌다"고 참회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비정규직은 한 달에 150만원도 겨우 벌고 학생들 취직이 안 된다"며 "(내가 주장했던)효과도 없는 낙수효과로 인한 그늘을 보니 학생들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이런 어두운 구석을 만드는데 일조했기에 참회하는 의미에서 그동안의 생각을 바꾸고 경제민주화로 가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극화를 줄이는데 역할이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하겠다는 게 세컨드 라이프 목표"라며 "밖에서 주장만하면 힘이 없는데 입법하는 자리에 있으니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기업-고소득만 집중된 지금의 경제성장책으로는 나라 전체의 발전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것을 거듭 지적하며 지속가능한 경제를 위해 '경제민주화'를 역설했다.

기업 성장만을 외쳤던 주류학자의 '변절'이냐는 지적에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어떤 이론이 부작용이 커지면 수정하는 것도 용기"라며 "계속 부작용만 나타나는 이론을 붙들고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런 의미라면 기꺼이 변절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최 당선자는 "중소기업이 전체 고용의 88%를 담당하는데 학생들이 중소기업으로 취직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중소기업은 구인난, 학생들은 구직난"이라며 "이 구조를 바꿔야 한다. 가능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고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지키고 해야 내수가 살아난다. 정부가 3~4% 성장한다고 했을 때 모든 국민이 동의해야 지속가능한 성장이지 지금의 성장은 굉장히 위험하고 오래 못 간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 당선자는 박근혜정부가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내놓은 선별적 양적완화 방침에 대해서도 정책 추진의 선후(先後)가 잘못됐음을 비판했다. 구조조정에 대한 기업 오너와 경영진의 책임을 묻는 게 먼저라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당선자(비례대표)

이어 "중요한 것은 근본원인을 알아야 한다. 정부가 무조건 돈 집어넣겠다고 할 게 아니라 부실 원인을 찾고 채권은행이 제대로 리스크관리를 했는지 조사하고 그 과정에 외압은 없었는지 등 철저히 조사를 해야 한다"며 "또 제일 큰 책임은 대주주나 경영자가 져야 하는데 경영진은 책임 안지고 근로자만 자르겠다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업대책과 관련해선 근로자들의 임금인하와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잡쉐어링을 강조하며 실업의 최소화를 주장했다.

그는 "근로자 총 1900여만 명 중 양대 노총에 가입된 200여만 명을 제외한 1700만 명이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이들 근로자들의 아픔과 고통을 대변해 주는 것이야말로 경제민주화에 한 발짝 다가서는 거고 우리가 내년 대선에서 정권을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