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정부가 24일 당정협의에서 조선·해운업에 대한 대책방안을 논의했다.
◈ 당정, 상반기 중 특별고용지원 업종 지정…실업대책은 '미흡'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여야의 대응책이 차별화되고 있다.
20대 국회에서 치열한 논의가 벌어질 전망이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선별적 양적완화를 내세우면서 가장 문제로 지적되는 실업대책을 위해 당정협의를 가졌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부실기업 경영진에 대한 책임과 채권단인 산업은행의 감사부실에 무게를 실었고, 국민의당은 구조조정에 따른 민생경제대책을 위한 추경 편성을 거듭 주장하고 나섰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24일 구조조정 대상인 조선업을 상반기 중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당정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조선·해운업에 대한 대책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협의회에서는 특히 조선·해운업종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위한 대책 등이 강조됐다. 앞서 전날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 등 원내지도부는 경남 거제를 방문해 현장 목소리를 청취한 바 있다.
정부가 지난해 도입한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제는 고용안정대책의 일환으로서 사업주에겐 고용유지 지원금 등 각종 금융지원이, 실업자에게는 실업급여 지급기간 연장(120~270일)과 전직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정협의 후 브리핑을 통해 "현장에서 근로자 분들이 상당히 조용조용하게, 그러나 절규하는 애틋한 마음을 담아서 말씀하시더라"면서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남의 위기가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가 부담을 나눠 가져야 할 구조조정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당정은 특별고용업종 지정을 비롯해 ▲구조조정 관계자 세금·장애인분담금 등의 납부 유예 ▲조선·해운업에 대한 신규대출 용이 ▲고용유지 실업대책 관련 고용부 차관 상시 면담 등 10가지 대책을 제시했다. 이러한 대책은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각 소관 부처에서 적극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경남 거제의 경기침체를 대비해 ▲관광산업 활성화 ▲국가산업단지 조성 필요성을 정부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 의장은 특별고용업종으로 지정해도 일용직 근로자는 제외될 수 있다는 지적에 "현행법상 일단 고용보험에 가입된 분들이 대상이다. 일용직은 어려움을 가질 수 있겠다"라고 답해 실업대책의 미흡함을 드러냈다.
◈ 더민주, 대우조선해양 '소유주-산은 책임'…근로자 경영감시제 도입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정책위의장은 24일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문제와 관련해 경영진 책임뿐 아니라 채권단인 산업은행의 재정적, 법적책임도 추궁할 뜻을 밝혔다.
변재일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많은 의문을 갖고 있다. 또 제대로 된 사외이사들이 파견됐었는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며 경영진이나 소유주 책임 뿐 아니라 채권단 등에 대한 책임규명을 내세웠다.
변 의장은 "당에서 조선업과 해운업을 살리는 방안을 찾기 위해 정부부처와 산은, 한국은행 등 관련기관까지 해서 전부 추진사항을 보고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어제(23일)는 김종인 대표를 모시고 거제에 있는 대우해양조선을 방문해 노동조합 관계자들, 협력사들, 경영진들 얘기도 충분히 들었다"고 말했다.
변 의장은 "산은이 관리하는 업체는 경영 자체가 상당히 불합리한 측면이 많이 노출되고 있지 않느냐. 그러면 산은이 책임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산은이 적자를 내면 출자를 해 메워왔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산은이 도덕적 해이를 보였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를 향해 "경영자뿐 아니라 근로자까지 우리나라 조선 산업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조선업을 살리면서 국민 피해, 근로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주시고 현재와 같은 상황을 만든 책임자에 대해서도 엄정 하게 처벌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해 달라"고 주문했다.
앞서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전날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을 방문해 소유주의 대주주 지분을 매각해 부실경영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인 것을 지적하며 "산은 경영에서도 불합리한 측면이 많이 노출되고 있다. 산은이 책임지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변 의장은 김 대표가 언급한 '재정적 책임'뿐만 아니라 '법적 책임' 또한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사 결과에 따라 처벌 받을 것은 받아야 한다"며 "대우조선해양 근로자들을 보니까 근로자들 입장에서는 사람들이 부족해 일을 못할 정도로 일이 밀려있는 상태였다고 한다"며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구조조정 해야 한다, 감원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니까 회사에 무슨 일이 있었냐(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제는 대기업이라고 해서 경영 잘못, 경영과정에서의 불법적 행위에 대해 면탈해주고 국가 기간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살려주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취지로 (더민주가) 강하게 얘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더민주는 1만명 이상 근로자가 종사하는 기업에 대해 '근로자 경영 감시제도'를 20대 국회에서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민생경제대책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경제당국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있는지 자성해야 할 때"라며 "우리는 이미 재정을 선(先)투입하는 게 옳은 방식이고 그를 위해 추경이 필요하다면 신속히 심의할 자세가 돼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구조조정을 비롯한 여러 경제현안을 해결하는 데 있어 정부는 좀 더 책임있는 조치를 내놔야 하고 추경의 필요성 여부에 대해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을 때"라고 압박했다.
앞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0일 여야 3당과 한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재정투입 방안을 언급하며 추경 편성 가능성에 여지를 두어 '추경론'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