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저축은행의 대출모집인 A는 개인사업자 B가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1억원을 원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문제는 B가 신용도 부족 등으로 인해 원하는 금액을 다 대출하기가 어렵다는 것.
사정이 이랬지만 A는 B에게 1억원의 대출을 받도록 알선했다. 5개 저축은행에서 동시에 2000만원씩 대출 받도록 하는 방식을 썼다. 다른 금융사의 대출정보가 실시간으로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을 교묘히 파고든 셈이다. 실제로 신용거래 주체의 금융거래정보는 한국신용정보원에 등록되기까지 5영업일이 걸린다.”
이른바 '대출늘리기'로 불리는 이 같은 부당 영업 관행이 자칫 자신의 채무부담 한도를 초과하는 과다채무자를 양산하고 저축은행의 부실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금감원에 따르면 저축은행 등 금융권의 대출모집인은 지난 3월 현재 1만1000명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감독원은 이를 위해 저축은행으로 하여금 신용정보회사에서 제공하는 '대출정보 실시간 공유 서비스'에 가입을 적극 유도키로 했다. 이 서비스는 다른 금융회사의 대출실행 내역을 1시간 이내에 조회가 가능해 과다․중복대출을 차단할 수 있다.
금감원은 대출늘리기 취급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현장검사를 진행해 여신취급의 적정성을 철저히 점검할 방침이다.
금융감독당국은 또 모집인의 무분별한 대출 갈아타기 권유가 신규 대출 발생 건에만 수수료를 지급하는 현행 모집수수료 체계에 문제점이 있다고 보고 개선안을 도출해 내기로 했다.
연 금리 28%에 500만원의 저축은행 신용대출을 받고 있는 자영업자 A씨에게 금리는 더 높지만 대출 한도를 1000만원으로 늘릴 수 있다고 꾀어 다른 저축은행 상품으로 갈아타도록 유도하는 식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 준다면 고객 입장에서는 불리할 게 없지만 대출한도를 늘려준다는 핑계로 고금리 대출로 전환을 유도해 피해를 유발하는 경우가 잦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하반기 중 저축은행중앙회 및 저축은행업계와 공동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출 모집수수료 지급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예컨대 1회에 지급 → 분할 지급, 월간 신규 대출모집금액 비례 → 월평균 대출모집잔액 비례 등 방안이 대안으로 들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