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선 서청원 "野에 국회의장 줘버리라"…박지원 "통 큰 결정에 경의"
국회의장 자리를 놓고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이 8일 전격적으로 국회의장을 야당에 양보하기로 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장을 여당에 양보하는 대신 국회의장을 제1당인 더민주가 갖겠다고 한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새누리당의 이 같은 결정은 8선 고지에 올라서 여당 국회의장으로 거론된 바 있는 서청원 의원이 "새누리당은 야당에서 국회의장 자리를 달라면 줘버리라"고 조언한 데서 이뤄졌다.
서 의원은 이날 국가미래전략 포럼 축사를 통해 20대 국회가 개원한 이후에도 한 달 이상 지나 원구성 협의가 마무리된 사례와 16대 국회 여소야대 국면에서 당시 여당이던 새천년민주당이 국회의장 자리를 가져간 사례를 들며 이같이 말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서 의원의 결단에 환영하며 포럼이 끝난 직후 기자들에게 국회의장을 야당에 양보하겠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1당이다(라고 해서 국회의장 자리를) 우리를 달라, 그런 관행이 없다"면서도 "(하지만) 우리 새누리당은 통 크게 미래를 보면서 야당에서 국회의장 달라면 줘버리라. 원 구성 (타결 시기를) 놓치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언론에서는 내가 국회의장 욕심을 내고 원내대표도 생각하고 있다고 하는 것 같은데 난 그런 것 없다"며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야당 역시 새누리당의 의장 양보 결단에 대해 "매우 다행스러운 결정"이라며 환영했다.
더민주 이재경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매우 다행스런 일이고 국민의 민심을 잘 받아들인 결정"이라며 "원칙의 승리고 민심 앞에 장사 없단 사실을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께서 원만한 원 구성을 위해 의장 후보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는 통보를 방금 정진석 원내대표로부터 받았다"며 "통 큰 결정에 경의를 표하며 이로써 서로 양보하며 원만한 원 구성에 박차를 가하자"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