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기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실장은 9일 브리핑을 통해 "금감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에서는 과잉 도수치료를 실손보험금 지급대상이 아닌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금감원 제공
앞으로 질병 진단에 대한 객관적 검사결과가 없으면 반복적으로 시행된 도수치료에 대해서는 실손보험금을 받지 못 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질병 진단에 대한 객관적 검사결과가 없고 질병상태의 호전도 없이 반복적으로 시행된 도수치료는 실손보험금 지급대상이 아닌 것으로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도수치료는 일반적으로 시술자가 맨손으로 환자의 환부를 직접 주무르거나 누르고 비틀면서 자세를 교정하는 등 통증을 완화시켜주는 치료를 의미한다.
A 씨는 경추통과 경추 염좌·긴장 등의 진단을 받고 병원에서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도수치료를 받았다. 도수치료 비용에 대한 실손보험금은 보험사를 통해 지급받았다.
그 뒤 A 씨는 같은 진단명과 증상으로 병원에서 두 달 넘게 추가로 도수치료를 받게 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보험사로부터 실손보험금을 지급받지 못 했다.
A 씨는 경추통 등의 진단을 받고 통증치료를 위해 추가로 시행 받은 도수치료라며 실손보험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보험사는 A 씨가 받은 도수치료에 대해 질병치료가 아닌 체형교정을 위한 외형개선 또는 질병예방을 위한 행위 등으로 판단하고 실손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A 씨가 추가로 받은 도수치료를 질병의 치료 목적으로 볼 수 없어 실손보험금 지급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A 씨의 진료기록에는 경추통 등에 대한 증상과 통증호소만 기록돼 있을 뿐 그 진단의 기초가 되는 객관적 검사결과가 없었고 장기간의 도수치료에도 불구하고 질병에 대한 상태의 호전 등 치료효과에 대한 평가가 없었기 때문이다.
만일 A 씨의 반복된 도수치료가 질병의 치료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경추 추간판의 퇴행성 변화를 개선시켰거나 병변을 호전시켰다는 객관적인 의학적 증거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A 씨의 경우 이를 충족한 증거자료를 찾기 어려웠다.
A 씨가 진단받은 경추통 등의 질병상태를 감안하더라도 필요한 적정 도수치료 횟수는 주 2~3회, 4주 정도라는 게 금융분쟁조정위원회 전문위원의 의적 소견이다.
그 동안 질병에 대한 적절한 진단, 질병과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범위내의 도수치료는 실손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인해 체형교정 등 질병치료 목적으로 보기 어렵거나 치료효과 없이 반복적으로 시행된 과잉 도수치료에 대해서는 실손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됐다.
박성기 금감원 분쟁조정실장은 "이번 결정으로 인해 그 동안 실손의료보험료 인상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돼 온 일부 보험가입자와 의료기관의 도덕적 해이, 과잉 진료행위가 차단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선량한 다수 보험가입자의 실손의료보험료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