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겨냥…우상호 "경제문제 고백해야" 박지원 "레임덕 시작"
정부가 지난 8일 발표한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야당들이 연일 수위를 올리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이 청와대 서(西)별관회의에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안종범 당시 경제수석(현 정책조정수석),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의 공적자금 지원을 결정했다고 폭로한 것을 거듭 문제 삼고 청문회 압박을 가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일 구조조정을 위해 11조원 규모의 자본확충펀드를 조성하고, 1조원의 현물출자를 하는 등 총 12조의 자금을 투입하는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우리 경제의 중장기적인 건전성 확보를 위해 문제가 되는 산업의 구조조정 필요성을 강조하는데 이것이(정부의 구조조정 방안이) 실질적으로 구조조정 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 구조조정 방안) 내용을 보면 조선3사가 자구안을 내놓고 그 자구안을 그대로 수용하고 자금 지원하는 게 전부 아닌가 생각된다"며 "자금지원을 가지고 구조조정이라고 말 할 수 있겠느냐 의문을 낳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실질적으로 자구안 내용을 보면 막연한 미래에 대한 기대가 담겼는데 대우조선해양이나 STX 봤을때 (부실이) 또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는 실질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구조조정 방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그는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에 대해서도 "구조조정 방안이나 전날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는 경기 부양 측면에서 부채에 의존한 성장을 지속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진행하면 내년 하반기쯤 가면 더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 "먼저 정부 측에서 책임 있는 분들이 솔직히 국민에게 고백하고 나서 고통 분담을 요구해야 한다"며 "구조조정 문제에 대해서 이 나라를 이끄는 책임자인 대통령께서도 이제 나서서 국민께 말씀하실 때가 됐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마침 13일 국회 개원식에 대통령이 오셔서 연설을 하신다고 한다. 산적한 경제 문제에 대해 소상히 국민에게 과정을 설명하고 뭐가 잘못이었는지 고백하는 말씀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조조정에 천문학적 자금이 투여되는데도 근본원인이 뭔지, 어떤 과정을 거쳐 부실이 발생했는지, 누가 책임이 있고 어떤 정책적 잘못이 있는지 책임 있게 발언하는 사람이 없다"며 "아무도 책임질 사람이 없는 가운데 12조원의 돈을 부어야 한다는 것은 국민이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민주는 납득할 만한 해명이 없다면 국회에서 따질 수밖에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압박했다.
특히 우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이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의 공적자금 4조원을 지원하는 것을 결정했다는 폭로를 거듭 언급하며 6월 청문회 실시를 주장했다.
우 원내대표는 "청와대 경제교사로 알려졌던 핵심인사가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진행됐던 논의를 공개한 것"이라며 "당사자가 당시 서별관회의 내용을 공개해 초기의 부실기업에 대한 부실지원이 사실은 정권 실세들의 작품이었다고 증언한 것이다. 근거 없는 억측이나 의혹제기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 논리가 아닌 정치논리로 엄청난 자금을 부실기업에 지원한 결과 4조원이 공중에 날아갔고 산업은행도 부실해졌다는 것"이라며 "6월 달에 여야 협의를 통해서 조기에 빨리 이 문제점을 따지는 청문회를 해야 된다"고 압박했다.
국민의당 역시 구조조정과 영남권 신공항 등 논란이 거듭되는 것에 대해 박 대통령을 압박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대통령을 겨냥, "레임덕은 야당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측근으로부터 온다"며 "최근 일련의 사태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임기말 지도력공백 현상)이 시작되고 있다는 것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권으로부터) 갖은 혜택을 받은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의 폭로, 국회 부의장 후보의 비박(비박근혜)계 승리, '동남권 신공항 선정이 대통령의 측근(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움직이고 있다'며 부산시장이 시장직을 사퇴하겠다는 등의 일들이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