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국회 정무위, 與 '수비수' vs 野 '저격수'

◆…제20대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

위원장 與 이진복, 野 금융전문가 전진배치

금융경제 정책을 다루는 정무위원회는 총 24명으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10명, 국민의당 3명, 비교섭단체인 정의당 1명으로 구성됐다.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산업은행 등을 견제하는 정무위는 20대 국회에서 앞서 논의됐던 인터넷전문은행 은산분리 완화문제와 한국거래소 지주회사 전환, 최근 조선해운업 구조조정과 관련한 산업은행 혈세 투입 문제, 금융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문제 등이 현안이 될 전망이다.

또한 국무조정실과 국가보훈처 등 기관에 대한 견제도 맡고 있어 5.18 광주민주화운동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문제에 대한 여야 공방도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與 정무위원장 이진복-김용태 각각 1년씩 위원장 '나눠먹기' = 여야 원구성 합의에 따라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맡기로 하면서 정무위원장을 놓고 당내 경쟁이 치열했다.

정무위원장은 경선 투표 직전 입후보한 의원들 간 조정이 이루어지면서 이진복 의원이 먼저 전반기 1년을 맡기로 했다. 이후 남은 1년은 김용태 의원이 위원장직을 이어받기로 했다.

나머지 후반기 2년은 김성태 의원이 맡는다. 세 의원 모두 3선 의원이다.

18대 국회에서 정무위원회 경험이 있는 이진복 위원장은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에 있는 한국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 문제를 다루기 위해 20대 정무위원장직에 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지난 19대 국회에서 거래소 지주회사 전환을 담은 자본시장법을 대표 발의했지만 정무위에서 '거래소 지주사 본사를 부산에 둔다'는 조항 포함여부가 쟁점이 되면서 논의가 진전되지 못해 끝내 자동폐기 됐다. 

□ 한국거래소 지주사 전환, 부산 '지역구' 현안 집중 = 이 위원장을 제외한 3선 의원으로는 김용태, 홍일표 의원이다. 김 의원은 18대 때부터 20대까지 정무위원을 맡게 됐다. 김 의원은 19대 정무위 간사로 활약하기도 했다. 판사출신의 홍 의원은 그동안 산자위와 법사위를 거쳐 왔다.

또한 재선의 원내수석부대표인 김도읍 의원은 지역구(부산 북구강서구을) 현안인 한국거래소 지주회사 전환 문제와 관련, 부산 본사 설립에 강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대 재보선으로 국회 입성한 유의동 의원은 정무위에서 활약한 바 있어 20대 국회에서는 여당 간사를 맡게 됐다. 재선의 김한표 의원은 산자위와 예결위를 거쳤다. 박근혜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을 지낸 김선동 의원은 정부 부처에 대한 야당 공세를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초선으로는 김성원, 지상욱, 정태옥 의원이 정무위에 배치됐다.

□ 野 총 14명 기업-금융전문가 전진배치…정부 정책 '저격수' = 야당은 새누리당과 달리 금융통, 경제통들로 채워 전문성을 강화해 대비를 이룬다. 정부의 기업위주 금융정책에 제동을 걸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은 3선 2명, 재선 2명, 초선의원이 6명이다.

중진, 재선 의원들 중 다수가 '정무위 붙박이'이며 초선의원들은 대부분 금융전문가들이다.

먼저 3선의 김영주, 민병두 의원은 19대 때 정무위원으로 활약한 붙박이들이다. 특히 김 의원은 19대 국회 정무위 야당 간사를 지낸바 있고 전국금융노동조합연맹 출신으로 '금융통'이다. 

민 의원 역시 19대에 이어 20대에서도 정무위원으로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재선의 전해철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 출신으로 19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맡은 바 있다. 이번 20대 국회 정무위에서 야당 간사를 맡을 전망이다. 이학영 의원 역시 19대에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정무위원으로 활약할 전망이다.

□ 더민주 재선-3선 '정무위 붙박이' 초선 다수 '기업-금융통' = 초선이지만 당 경제민주화 태스크포스(TF)팀장을 맡고 있는 최운열 의원은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주빌리 은행 상임이사 출신의 제윤경 의원은 가계부채 관련 소액부실채권 소각을 주장하고 있다. 정재호 의원은 은행원 출신으로 충청남도 정책특별보좌관을 지냈고 박찬대 의원은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기업 지배구조 문제를 들여다볼 전망이다.

또한 대변인을 지낸 박용진 의원은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며 줄곧 정무위를 공공연히 희망해왔다. 법조인 출신으로 부산 연제구 기적을 만든 김해영 의원도 정무위에 포함됐다.

더민주 정무위는 당이 내세우고 있는 경제민주화 관련, 재벌 지배구조개선과 소액부실채권에 대한 소각에 대한 구체적인 법안발의와 통과를 위해 전력을 다할 전망이다.

□ 국민의당-정의당, 저격수 '심상정-채이배' = 국민의당과 정의당 역시 경제통들을 전진 배치시켰다. 국민의당은 재선 2명, 초선 1명으로 구성했다.

공인회계사이자, 변호사, 재경부 관료 경력이 있는 김관영 의원은 원내수석부대표로서 정무위 간사로도 활약할 예정이다.

또한 총선 전부터 '기업 저격수'라는 별칭을 얻은 채이배 의원도 정무위 활약이 기대된다.

채 의원은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와 회사 기회유용 근절을 위해 공정거래법, 상속세 증여세법 개정안 등을 발의할 뜻을 밝힌 바 있다. 특히 19대 '정무위 저승사자'로 불렸던 더민주 전 김기식 의원의 보좌진을 3명이나 영입해 열의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8대 국회에서도 정무위원회에서 활동한 박선숙 의원은 20대 국회에서도 정무위에 배치됐다.

비교섭단체인 정의당에서는 심상정 상임대표가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해 정무위를 택했다. 심 대표는 17대 재정경제위원회, 19대 환경노동위원회를 거치면서 재벌 문제를 지적해왔다. 심 대표의 정무위행(行)이 결정되자,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