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지대' 금리 6~10% 신상품 5000억 쏟아진다…9개 은행 '사잇돌대출' 내달 5일 첫선

저금리와 고금리에 치여 존재감을 잃고 금리 '회색지대' 또는 '사각지대'로 남았던 중금리 신용대출 시장에 내달 5일 신상품이 대거 등장한다.

5000억원대 규모다. 금리 수준은 6~10%선으로 예상된다. 대출 금액은 1인 최대 2000만원이다. 9개 시중은행의 전국 6018개 지점에서 대출 받을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임종룡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보증보험이 NH, 신한, 우리, KEB하나, IBK기업, KB국민, 수협, 제주, 전북 등 9개 은행과 '중금리 대출에 연계되는 보증보험 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금융위는 이에 따라 '중신용 서민을 위한 사잇돌 중금리 대출'로 명명된 관련 상품이 내달 5일 은행 창구에서 일제히 판매된다고 밝혔다.

임종룡 위원장은 이날 관련 회의를 갖고 “현재 고신용자는 5%미만 저금리를, 중·저 신용자는 20%대 고금리를 부담하는 '금리단층'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중금리 시장' 활성화가 서민들의 금융접근성 제고와 금리부담 완화를 위해 금융권 전체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절박한 과제라고 그는 언급했다.

임 위원장은 이번 '사잇돌' 대출의 시판은 중금리 시장 활성화를 위한 촉매제가 되고 신용도가 낮은 서민들에게는 은행문턱을 낮추는 계기가 될 것이라 평가했다.

이날 발표된 '사잇돌 중금리 대출'의 보증구조는 서울보증보험이 원금 전부를 보장하되 지급 보험금이 보험료를 150%초과 때 은행이 추가로 보험료를 납부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품의 타깃 고객으로 비은행권 대출을 이용했거나 이용가능성이 있는 CB 4~7등급 위주 중신용자로 기존 은행상품 이용이 어려운 사람”을 지목했다. 구체적으로 상환능력이 있으며 소득기준을 충족할 경우라는 해석이다. 

예를 들어 재직기간 6개월 이상 (동일직장 기준이나 90일 이내 이직한 자의 前직장 재직기간 포함) 근로소득자로 연 소득이 2000만원 이상인 경우가 대표적이다. 또 1년 이상 사업소득자 (연 1200만원 이상 소득)와 1개월 이상 연금수령자 (연 1200만원 이상 수령)도 중금리 대출의 대상으로 손꼽힌다.  

금융위는 대출 한도로 1인당 최대 2000만원을 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상환능력 평가, 성실거래실적, 부채 수준 등 상환여력에 따라 차등을 두기로 했다. 대출기간은 거치기간 없이 최대 60개월 내 원리금을 균등 상환토록 했다.

대출 금리는 6~10%대로 예상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출자의 경우 은행과 약정한 금리 외에 별도 비용 부담이 없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성실 상환·거래실적이 있는 경우 은행별 방침에 따라 금리 우대도 적용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출 신청은 은행의 지점 방문, 모바일 창구 (신한 써니뱅크, 우리 인터넷 뱅킹) 2가지 형태로 이뤄진다. 지점 창구 방문의 경우 7월 5일엔 9개 은행 전국 6018개 지점에서 가능하다.

9월 중 대구 부산 경남 광주 4개 은행이 추가될 예정이다. 이 경우 지점 수는 6851개로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