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찬우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28일 열린 '카드사의 불합리한 영업관행 개선방안' 브리핑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 A씨는 차량구입을 위해 '선 포인트 할인서비스'를 이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적립된 카드포인트가 충분해 차값의 상당 부분을 포인트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당 카드사의 '포인트 상환비율 제한' 정책을 몰랐던 A씨는 부족한 부분을 부랴부랴 현금으로 상환했다.
# B씨는 신발매장을 방문해 친구에게 줄 선물을 골랐다. 하지만 적립된 카드포인트를 이용하면 신발가격의 20%를 당연히 할인받을 수 있을 것으로 여긴 B씨는 실제 할인율이 8% 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신발매장을 그냥 나올수 밖에 없었다.
카드사가 고객에게 포인트를 주고도 이런저런 이유를 들며 고객의 포인트 사용을 사실상 막는 악습이 고쳐진다. 금융감독원은 카드포인트 사용비율 제한 등 '카드사의 불합리한 영업관행'의 개선을 제2차 국민체감 금융관행 개혁과제의 일환으로 추진하겠다고 28일 밝혔다.
금감원은 표준약관을 개정해 2017년 이후 출시하는 신규 카드상품부터는 포인트 사용비율 제한을 금지할 예정이다. 기존에 발급된 카드상품의 경우 카드사로 하여금 자율적으로 포인트 사용비율 제한을 없애도록 권고할 방침이다. 고객에 대한 카드사 카드포인트 사용정책의 안내 및 고지의무도 강화할 계획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 중 5개 카드사가 고객의 포인트 사용비율을 10~50%로 제한하고 있으며 자사 쇼핑몰 등 특정 가맹점에서만 포인트 전액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이들이 지난해 포인트 사용을 제한한 건수는 전체 포인트 결제건 1억3000만건 중 8918만건(68.3%)이다. 2012년 4156만건에 비해 확연히 늘어난 수치다. 제한금액은 전체 포인트 결제액 7566억원 중 4411억원(58.3%)이다.
이들이 포인트 사용비율을 제한하는 이유는 ▲포인트 비용절감 ▲포인트 전액사용 제한을 통한 회원이탈 방지 ▲자사 쇼핑몰 매출확대 도모 등을 위해서다.
5개 카드사는 포인트 적립률 등만 강조할 뿐 사용가능한 포인트 비율은 얼만큼 되는지, 어디에서 얼만큼 쓸 수 있는지 등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5개 카드사의 포인트 적립처는 평균 81만곳인데 반해 포인트 사용가능처는 6만곳에 불과해 포인트 사용에 어려움이 겹치는 실정이다.
류찬우 금감원 부원장보는 "고객의 정당한 카드포인트 사용을 어렵게 하는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소비자권익과 편의성을 높이겠다"며 "나아가 카드업계의 불합리한 영업관행을 꾸준히 개선해 카드산업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카드포인트 사용비율 제한 관행 외에 카드가맹점 카드매출대금 지급 차별 관행, 카드대금 납부 연체업무 처리 관행, 비대면 유료상품 부실정보 제공 관행, 소비자 의사와 무관한 개인정보 처리 관행 등도 뜯어고치겠다고 이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