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컨대 A증권사는 얼마 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통계·분석 시스템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최근 각광받는 임대방식의 전산시스템인 클라우드 컴퓨터가 검토됐다. 구축하는데 드는 돈이 절반에도 못미친다는 사실에서다.
하지만 A증권사는 얼마 뒤 망연자실하는 검토 결과를 받았다. “사실상 불가능.” 이런 방식이 이해도 쉽지 않는 '물리적 망분리'라는 보안규제를 위반하기 때문이다.
사정이 그러함에도 A증권사는 최근 이 방식의 재추진 카드를 꺼내들었다. 금융위원회가 29일 이른바 임대형 컴퓨팅 시스템으로 불리는 '클라우드' 이용 활성화를 위해 금융회사의 전산 보안규제를 합리화키로 했다고 밝힌 까닭에서다.
금융위가 이날 내놓은 방안은 '전자금융감독규정 일부개정규정안'의 변경예고. 변경예고안은 개인신용정보처럼 중요한 고객정보 처리시스템을 뺀 나머지 전산시스템의 경우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클라우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금융회사가 지정한 클라우드 활용 시스템은 '물리적 망분리'라는 규제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뜻을 담았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이 경우 은행 증권 보험 회사들이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드는 비용을 50%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위는 다만 안전한 클라우드 이용을 지원키 위해 금융보안원이 관련 보안 대책을 다룬 가이드라인을 배포할 계획이다.
이번 변경예고안은 전자금융업 관련 제도 개선 사안도 담았다. 고객의 신용카드 정보를 저장하는 전자지급결제대행 (PG)사의 보험 가입 또는 준비금 적립 금액 기준을 현행 1억원에서 카드사와 동일한 10억원으로 상향 조정키로 했다.
금융위는 8월 9일까지 변경예고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9월 중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규정 변경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