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시중은행인 한국씨티은행이 최근 자사를 사칭한 불법대출 광고 문자가 확산돼 골머리를 앓고 있다.
7월 초, 무작위 수신자들에게 '한국씨티금융판매서비스'라는 제목의 문자가 도착했다. 발송인은 한국씨티은행 수탁법인으로, 저금리 추가자금 및 고금리 대환자금이 필요한 고객들에게 안내장을 보내드린다는 내용의 문자였다.
문자에는 씨티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조건에 비해 파격내용이 담겨있다. 만 23세 이상, 직장인, 개인사업자는 지난해 연봉 115%까지 대출 하한선을 인정받을 수 있고, 최저 3.85% 금리로 연봉의 250%(최대 1억4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는 것.
4일 기준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씨티은행 신용등급별 대출금리(기준금리+가산금리)는 1~2등급이 4.39%, 3~4등급이 5.6%, 5~6등급이 8.19%, 7~8등급이 10.75%로 평균 6.49%이다.
문자 내용대로 대출을 받는다면 1~2등급 대출금리와 비교해도 0.54% 낮은 대출금리를 적용받을 있는 셈이다. 더군다나 국내 시중은행에서 신용대출은 연봉의 70% 정도를 대출 한도로 인정하는 추세를 고려할 때 1억4000만원이라는 대출 한도는 '특혜'처럼 보인다.
또 메일은 한국 씨티은행의 대출 포인트라며 ▲ 대출 한도 및 금리 가상조회 ▲ 캐피탈, 저축은행, 사금융 등 1금융권 외국계 은행으로 대환 ▲ 시중은행보다 높은 한도 ▲ 비거래 고객 대출 가능 등 매혹적인 문구를 삽입해 눈길을 끌었다.
설상가상으로 채무통합대출 조건은 더 파격적이다. 최근 6개월간 연체사실이 없고 신용등급 7등급 이내의 직장인이 채무통합대출을 받으면 연 소득 300%까지 대출이 가능하고, 월 납입액의 45~85% 감소, 이자는 최대 85%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신용등급도 1등급 상승시킬 수 있고, 추가 자금이 필요할 때 은행권에서 언제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특히 이 사기대출 광고는 '신용등급이 7등급에 가까운 분, 카드론·현금서비스 사용이 잦은 분들, 대출금액은 작으나 건수가 여러 건으로 이용 중인 분'이라고 직접적으로 대출 수혜자를 언급함으로써 소액 다중채무자를 겨냥하고 있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대출사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씨티은행은 '자사를 사칭한 불법대출 광고로 인한 문의전화 때문에 업무가 마비될 정도'라고 털어놨다. 광고 문자에 있는 핸드폰번호로 통화가 되지 않자 씨티은행으로 전화했다는 고객 문의가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한국씨티판매금융서비스는 지금은 없어진 자사의 대출 광고이기 때문에 씨티은행과 관련이 없다"며 "씨티은행 금융소비자보호부에서 사기대출 문자 유포자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대출사기 피해자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