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북핵 제거되면 철수 가능" 문재인 "졸속결정, 공론화해야"
정부가 13일 오후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TAHHD) 배치지역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회 역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경북 성주읍 성산리의 공군 방공기지인 성산포대로 배치지역을 최종 확정하면서 거세게 반발하는 지역 민심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북 성주군의 김항곤 군수와 성주군의회 배재만 의장은 이날 오후 국방부를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이들은 사드가 성주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진 전날(12일)부터 단식농성에 들어갔고 이날 오전에는 사드배치 반대 범군민궐기대회에서 혈서를 쓰며 사드배치에 대한 강력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새누리당은 무엇보다 텃밭인 경북 지역의 여론이 악화되는 것을 경계하며 북핵과 미사일 방어를 위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북한이 이를 폐기할 경우 사드를 철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사드 배치 논란과 관련해 "영구불변의 장비가 배치되는 것도 아니다"며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가 원천적으로 제거된다면 사드는 철수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우리가 오로지 생각해야 할 것은 국익과 국가안보"라며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고작 '님비(NIMBY·지역 이기주의)'로 대응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면서 "거창하게 사드 배치라고 얘기하지만, 정확히 들여다보면 일개 포대 규모로 발사 트럭 6대와 이동식 레이더 등이 배치되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해당 지역 언론과 지역사회 모두 대한민국 후손을 위하는 대승적 차원에서 이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면서 "지역 정가도 자중해야 한다. 지역사회 지도자들이 갈등 유발에 앞장서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공론화를 앞세우는 더민주와 '반대'입장을 밝힌 국민의당을 향해서도 "사드 배치는 국익과 국가 안보를 위한 결단으로,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가 안보를 위해 여야가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어 "두 야당은 10년 집권 경험이 있는 수권 지향 정당"이라며 "책임 있는 위치에서 결정에 참여해 본 김종인 대표, 우상호 원내대표, 박지원 원내대표가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거듭 '공론화'를 내세우며 당내 사드문제 테스크포스(TF)를 구성, 우상호 원내대표가 직접 챙길 예정이다.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가진 오찬에서 "이같이 중차대한 문제를 뚝딱 몇 개월만에 결정할 수 없는 일"이라며 "사드문제 공론화를 위해 당내 찬성론자, 반대론자, 신중론자 각각 TF위원으로 구성해 국민들의 충분한 의견을 듣고 공론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전 대표 역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익의 관점에서 볼 때 득보다 실이 더 많은 결정이라고 판단된다"며 '사드 배치 결정의 재검토와 공론화'를 요청했다.
문 전 대표는 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해 "먼저 국익을 충분히 고려한 종합적인 북핵문제 해법을 마련하고, 그 틀 속에서 사드문제를 비롯한 종합적인 위기관리방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분단 상황에 있는 우리에게 안보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안보에 관한 정부의 결정은 가급적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면서도 "정부의 전격적인 사드 배치 결정은 그런 전제 아래에서 보더라도 도대체 왜 이렇게 성급하게 졸속으로 결정을 서두르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역할은 북핵문제로 야기된 한반도 위기상황을 잘 관리, 국민이 안전한 가운데 안심하면서 살 수 있게 해드리는 것"이라며 "그런데도 정부는 사드 문제를 잘못 처리해 '위기관리'는 커녕 오히려 '위기조장'으로 국민을 분열시키고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사드배치는 부지제공과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의 증액 등 우리의 재정적 부담을 수반하므로 국회동의절차를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반대'입장을 밝힌 국민의당은 이날 거듭 사드 배치 결정의 전면 철회를 주장했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사드 배치는 평택 오산 미군기지를 보호하려는 용도일 뿐, 수도권 2천500만명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는 없다"며 "이런 중대안 사안을 국민께 동의를 구하지 않고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