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19일 은행지주회사가 코코본드를 발행할 수 있도록 법적인 근거를 마련한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19일 밝혔다. 개정안은 다음 달 29일 입법 예고 기간이 끝나는 대로 규제·법제 심사를 거쳐 10월 중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코코본드는 평상시에는 자본으로 인정받지만 발행주체의 부실금융기관 지정과 같은 '예정사유 (Trigger Event)'가 생길 때 원리금이 자동으로 두 가지 형태로 바뀌는 채권을 일컫는다. 주식으로 강제 전환되거나 (주식전환형)과 휴지 조각 (상각형)으로 변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은행지주사들의 경우 이미 코코본드를 발행하고 있다. 발행 잔액이 1조100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이들이 코코본드를 발행하는 근거는 금융지주회사법이 아니라 '자본시장법'을 따른다는 게 문제점이 꼽힌다. 금융지주회사법에 근거 규정이 없기 때문에 일종의 우회로를 활용하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자본시장법에는 상장사에 대해서만 코코본드 발행을 허용한다는 것이 지적된다. 농협금융지주 같이 비상장인 은행지주는 코코본드를 발행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현행 자본시장법에는 무엇보다 최근 '영구채만 자본으로 인정한다'는 국제결제은행 (BIS)의 강화 규제기준인 이른바 '바젤Ⅲ 자본인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맹점을 지녔다. 여기에는 영구채를 발행할 근거 자체가 없어서다.
이 때문에 국내 은행지주사들은 그동안 30년 만기 채권의 만기가 돌아오면 자동 연장하는 방식으로 코코본드를 발행해 왔다. 바젤Ⅲ에 대입할 경우 앞으로 국내 은행지주사들은 신규로 발행하는 코코본드의 경우 기타자기자본 인정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입법 예고한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에다 '상장 및 비상장 은행지주회사가 상각형 및 전환형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조항'을 명시했다. 이는 은행법 제33조와 비슷하다.
금융위는 이와 함께 개정안에 코코본드 전환으로 주식 보유 한도가 초과될 경우 즉시 초과분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받지만 금융위 승인 이후 의결권을 되살릴 수 있는 특례도 마련했다.
은행지주사 주식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주주가 코코본드에 투자하면 예상치 못한 주식 보유 한도 (동일인 10%, 비금융주력자 4%)를 초과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위는 특히 금융지주회사법의 시행령을 개정해 바젤Ⅲ 요건에 맞는 영구채 형태 코코본드 발행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시행령에 코코본드 만기를 발행 금융지주회사가 청산·파산하는 때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을 두는 방식을 취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