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가 19일 국회 본회의 사드배치와 관련한 긴급현안질문에 나와 답하고 있다.
방청 온 성주군민 "대한민국, 사드 필요 없다"
19일 국회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국회 긴급현안질문을 열고 정부를 상대로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반도 정세를 비롯해 경북 성주군민들의 반대와 중국의 경제보복 우려 등을 질의했다.
야당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실패, 사드배치로 인한 한반도 긴장 강화와 졸속 추진 문제, 중국의 경제보복 우려 등을 날카롭게 비판했고 여당인 새누리당은 '외부세력설'에 힘을 실으면서도 텃밭인 성주 배치 졸속추진에 대해서는 지적의 목소리를 냈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은 "중국은 눈에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는 경제적 보복 조치를 해왔다"고 중국의 경제보복 조치를 우려했다.
이에 황교안 국무총리는 "중국과 계속 소통하면서 그런(경제 보복 조치)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지금도 여러가 지를 살펴보고 있는데, 그런 우려의 소지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설 의원은 "모든 국민이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를 두려워하고 있는데 정부만 안일한 태도로 설득하고 있다고만 하느냐"며 "말이 되는 소리인가"라고 질타했다.
참여정부 통일부 장관을 지낸 바 있는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은 "사드배치는 하나의 무기 체계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삶을 겹겹이 둘러싼 국제정치적, 경제적, 군사적 구조를 뒤흔드는 문제"라며 "정파적 문제가 결코 아니다. 사드 배치 이후 경제가 흔들리고 북한의 비핵화 문이 닫히고 한중, 한러 관계가 적대관계로 돌아서고 미국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제적, 국가적, 지역적 대(大)분란을 일으킬 사드배치를 일방적이고 졸속으로, 국회도 도외시한 채 결정했다면 따져봐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은 실패했다"며 "북핵 고도화와 사드배치로 나타나고 있다. 안보환경을 뒤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황 총리는 "금년 들어 북한이 어떤 일들을 했는지 찾아보니 4차 핵실험을 했고 12번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총 27발"이라며 "단기간 내에 북핵이 고도화 되고 있고 탄도 미사일도 고도화되고 있다. 상황 변화에 따라 사드배치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드 배치 결정이 중요한 외교적인 실책이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설 의원은 "(사드 배치는)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 시대를 초래하고, 대한민국을 군비 경쟁의 늪으로 몰고 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지금은 양자택일의 시대가 아닌데 (정부는)한·미·일 삼각동맹을 택했다"며 "역사적 실책이다. 북방외교를 포기한 것인가"라고 힐난했다.
또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새누리당 윤영석 의원이 중국의 경제보복 조치를 우려하자 "중국측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해) 경제 제재를 취하겠다는 정부 당국의 입장 표명이나 발언도 없었다"며 "예단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뉴라이트 계열의 경제단체인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을 지내고 '국정교과서 잔다르크'로 불린 새누리당 전희경 의원은 사드 전자파의 유해성 논란에 대해 "지금 팩트가 실종되고 괴담이 떠돌고 있다"며 나치의 선동가인 괴벨스와 비유했다.
전 의원은 황 총리를 상대로 한 질의에서 "괴벨스는 선동이 거짓 한 문장으로 가능하지만, 해명에는 수십 건의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는데 그러한 상황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사드 배치와 광우병, 한미FTA를 두고 벌어지고 있다"고 말해 여권의 '외부세력설'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이날 방청석에 있던 성주군민들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성주가 지역구인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긴급질문이 끝난 후 본회의장 앞에서 성주군민에게 사드 배치에 대한 설명을 하려 했지만, 지역민들은 "대한민국 사드 필요 없어", "(사드가 안전하다면)국방부 장관, 국무총리와 다 같이 살자" 는 등 비판을 쏟아냈다.
지역구 문제인 이 의원은 여당 의원임에도 사드 배치 문제를 졸속으로 결정한 정부를 향해 비판의 날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지금 대구·경북 주민들은 공항문제로 상심한데 이어 사드 배치로 불만이 극에 달했다"며 "정부 이번 발표는 잘못된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드 배치 발표 전 이 의원에게 미리 알리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를 표명한 한민국 국방부 장관에게 "너무 비참하다. 국회의원로서 장관님께 모멸감을 느낀다"고 일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