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된 국민의당 박선숙, 김수민, 박준영 의원에 대해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과 관련해, 국민의당이 격렬하게 반발했다.
검찰은 특히 영장청구서에 국민의당이 박선숙·김수민 의원을 위해 조직적인 증거인멸에 나설 우려가 있다는 문구를 적시했다.
국민의당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리의혹과 관련해 연일 비난하며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 신설을 압박하는 등 검찰개혁을 부르짖자, 검찰이 '보복성' 영장청구를 강행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면서 당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관련 TF(태스크포스)를 검찰개혁TF로 바꿀 뜻을 밝히며 검찰개혁을 압박하고 나섰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29일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왕주현 전 사무부총장에 대해 당 비대위원들이 허위진술을 유도하려 변호사비를 지원했다는 의혹 보도와 관련 "동료가 주위에서 어려움을 당하면 도와주는 인지상정이자 미풍양속"이라고 해명했다.
박 위원장은 "우리 당 일부 비대위원들이 왕 전 부총장의 딱한 사정을 듣고 변호인 선임을 위해 50만원씩 갹출해 도와줬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검찰에서 찌라시 흘리듯 '유리한 진술을 위해서 돈을 준 것'이라며 망발을 하고 있다"며 "조금씩 도움을 준 걸 그런 식으로 매도하는 건 또 우리를 화나게 하는 일이다, 대한민국 검찰은 똑똑히 해 달라"고 비난했다.
또 "검찰이 아무런 새 증거 없이 구속영장을 재청구한 건 사법부에 대한 경시이자 모독"이라며 "공당이 피의자를 위해 조직적으로 증거인멸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어제 당 소속 의원들이 항의방문을 하며 이런 내용을 지적했고 법무부와 대검찰청 간부들도 상당한 수긍을 했다"며 "어제 제가 만난 검찰 고위 간부도 이런 잘못을 시인했다, 시인을 했으니 국민의당에 대한 명예훼손을 사과하고 시정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특히 박 위원장은 "이 같은 검찰의 작태는 홍만표·진경준·우병우 사태로 인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 우리 당의 검찰개혁 의지를 보고 위기감을 느낀 것"이라며 "야당 길들이기, 야당 재갈 물리기를 시도한다고 밖에는 규정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형사소송법상 영장재청구의 기본 요건도 무시한 검찰의 위법한 영장청구 행태를 보면 대한민국 법 위에 검찰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며 "다시 한 번 사법부의 정의롭고 현명한 판단을 겸손히 기다리겠다"고 강조했다.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관련 TF(태스크포스)가 검찰개혁TF로 곧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정책위의장은 "4000원 암표수익을 올린 사람을 구속시킨 검사장 진경준은 100억원대 넘는 돈을 취득한 사건이 발생했고 전관예우 위세로 짧은 시기 갈고리로 돈을 긁어모으듯 취득한 홍만표 검사장은 탈세로만 기소된 상태"라며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은 매일 의혹이 터져 어디까지 갈 건지가 논란이 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공수처 관련 법안이 제대로 처리되도록 야당과 협조하고 여당 중에서도 이런 문제에 관심갖는 의원과 협조해 법안처리를 하겠다"며 "전관예우, 전현직 카르텔, 수사권·기소권 독점에서 견제와 균형을 가져오도록 제도를 바꾸는 문제 등을 반영해 검찰개혁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당이) 주도권을 갖겠다"고 압박했다.
국민의당이 검찰 압박에 나서자, 새누리당은 "검찰 흔들기를 중단하라"며 검찰에 힘을 실었다.
김현아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국민의당이 검찰이 소속 의원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한 것에 대해 항의하며 대검찰청과 법무부를 찾아가 해명과 사과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사법부의 독립성 훼손과 철저한 수사의 의지를 꺾는 수단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대검찰청 공안부가 '이번 총선 사범 가운데 혐의가 가장 중해 수사의 원칙과 기준, 형평성과 공정성을 고려해 보강수사를 거쳐 영장을 재청구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힌 것을 인용하며 "즉 이번 재청구는, 혐의가 중하다고 생각되는 국회의원에 대해 철저한 보강수사가 필요하다는 것이 검찰청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민의당이 밝힌 공수처 법안에 대해 "결국 검찰수사를 피하기 위한 '꼼수처'가 아닌지 묻고 싶다"며 "국민의당은 검찰수사에 대한 정당의 중립성을 실천해 주기 바라며 국민에게 당당한 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라도 검찰의 수사에 성실히 협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