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여야 "보완하자" vs "강화하자" 시각차

◆…여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들. 왼쪽부터 새누리당 김도읍, 국민의당 김관영,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

◈ 새누리-더민주, 농수축산업 위해 '보완'…국민-정의, '국회의원 적용' 강화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1일 농수축산업 피해를 줄이기 위해 법을 보완하자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반면 국민의당은 법 시행 전부터 규정을 완화하는 개정 목소리를 내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특히 정의당은 적용대상에 국회의원이 빠진 부분을 지적하며 관련 조항을 명확히 해 강화하는 안을 제시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김희옥 비대위원장은 이날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대위회의에서 "김영란법이 시행되는 9월 28일은 대한민국이 더 깨끗하고 공정하게 나가는 일대 전기의 날이 될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이 법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책 마련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정진석 원내대표는 "김영란법은 부패의 뿌리를 뽑아달라는 국민적 열망으로 앞장서서 지키겠다"며 "정부는 농수산물 시행령 등으로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지금 법을 적용하면서 2003년 기준으로 하게 되면 농축산업과 음식점들 피해가 가중된다"고 우려했다.

우 원내대표는 "정부 시행령을 고쳐 필요하다면 2003년 공무원 지침도 합리적으로 정하면 될 것"이라고 공식 제안했다.

그는 식사비 상한액인 3만원을 5만원으로 선물비용 상한액 5만원을 10만원으로 개정할 것을 제시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 시행령을 바꾸는 문제니까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변재일 정책위의장도 "당시 3만원으로 기준을 정했을 때도 버겁다고 했다"며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직원 등 민간으로 확대하면서 13년 전 기준을 그대로 강요하는 것은 여러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는 것 아닌지 깊은 검토를 바란다. 아직 입법 예고 기간이니 다양한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해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이날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김영란법은 헌법재판소의 합헌 판정이 난 만큼 우선 시행하면서 부족한 점을 보완해야 한다"며 "혹여라도 시행 전에 부분적 문제점으로 김영란법 자체를 좌초시키려는 움직임이 있다면 국민의 질타를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철수 의원은 현 김영란법에는 빠져 있는 이해충돌방지 조항을 보완하는 법을 이날 대표발의했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이해충돌방지 조항과 국회의원 대상 포함 여부를 명확히 하는 등 김영란법을 강화하는 개정안을 낼 뜻을 밝혔다.

노 원내대표는 이날 SBS라디오에 나와 3만원의 식사비 상한액이 13년 전 규정이라는 지적에 대해 "현행 최저임금법 상 5시간 일한 돈을 다 써야 하는 것으로 다른 나라에서 금지하고 있는 기준과 비교할 때 오히려 우리가 많이 봐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 與野3당, 추경 논의 불발…세월호특조위-누리과정 예산 이견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3당은 1일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를 위한 8월 임시국회 개회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지만 입장차만 확인한 채 합의도출에는 실패했다. 

특히 야당이 요구하는 세월호 특조위 연장과 누리과정 예산 추경안 포함 문제 등과 관련해 새누리당이 거부하면서 큰 입장차를 드러냈다. 

새누리당 김도읍,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만나 2시간 동안 회동을 가진 후 이같이 밝혔다.

더민주 박완주 수석은 회동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아무것도 합의된 것이 없다"며 "(새누리당은) 특조위 연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얘기하다가 지금 와서는 6월 30일에 특조위가 끝났기 때문에 국회 특위로 해서 (조사 기구를) 새로 만들어서 하자는 것인데 그것은 못 받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황당한 요구를 하니 일정 관련해서는 논의를 할 수 없었다"며 "지금까지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부에서도 선체가 인양되면 조사를 할 수 있다, 이 정도는 양해를 했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인양 후에 새로 만들어서 하자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세월호) 선수 들기가 끝났으니 세월호 입장을 밝혀야 할 것 아닌가, 연장을 하든지, 서별관 회의 청문회도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그런데 엉뚱한 얘기만..."이라고 새누리당을 비난했다.

앞서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 역시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법적 해석을 통해 12월까지 연장을 하도록 활동을 보장해주든가, 법적 해석이 애매하다면 8월 국회에서 세월호 특조위 기간 연장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든가 둘 중 한 가지의 해법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새누리당 김도읍 수석은 "6월 30일자로 일몰이 된 특조위 활동 기한을 어떻게 정치적으로 해석해서 활동기한을 연장한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이라며 "처음에 필요성을 그렇게 강력하게 주장했던 추경에 대해서 이제 민생은 뒷전이고 정쟁만 남는 상황이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그는 "법을 어겨가면서 특조위 기한을 연장할 것이 아니다"라며 "선박 전문가들, 그리고 여야 의원들이 동참해서 객관적이고 투명하고 공정하게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해당 상임위인 농해수위 차원에서 여야 의원과 전문가, 유족들이 참가하는 새로운 기구를 만들어 조사체를 구성하자고 주장했다.

김 수석은 또한 더민주가 추경 처리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한 누리과정 예산에 대해서도 "지난 5월 감사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누리과정 예산은 충분히 교부되고 있다고 한다"며 "법적 의무사항을 정치적으로, 정무적으로 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더민주는 추경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배정된 1조9000억원이 시도교육청의 내년 예산을 당겨쓰는 것이기에 지방에 재정부담을 가중시키지 말고 누리과정 예산을 별로도 책정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당 김관영 수석은 "양쪽 입장을 자세히 들어봐 가지고 우리가 절충할 부분이 없는지 얘기했다"며 "(세월호 외에도) 나머지도 지금 다 제대로 합의된 것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박 수석 퇴장 뒤 김도읍 수석과 40분 간 추가로 비공개 논의를 했다.

한편, 여야는 ▲대법관 인사청문회 ▲조선해양구조조정 청문회 ▲검찰개혁 특위 ▲사드대책 특위 설치 등에서는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