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출처: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당국은 유동성의 큰 줄기인 단기금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익일물RP를 줄이고, 기일물RP를 늘릴 방침이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단기금융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 환매조건부채권(RP)에 대해 통합체결시스템 등 거래 인프라 개선과 RP 거래정보의 실시간 공개를 추진했다. 이와 함께 전자단기사채법을 제정·시행하고 코픽스 등 금리의 신뢰성 제고 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국내 단기금융시장은 2011년 68조원에서 지난해 88조원 수준으로 몸집을 불렸고 차입기관 신용 등에 따른 금리 차별화, 무담보 차입에서 담보 차입으로의 대체가 이뤄졌다.
하지만 여전히 RP시장 내 익일물 편중현상이 과도하고 감독당국과 시장참여자의 거래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제한적이라는 문제가 남아있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진단이다.
지난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주택저당증권(MBS)를 활용해 RP를 조달하던 대형 금융사들이 담보가치 하락으로 마진콜에 직면하자 서브프라임모기지를 헐값에 판매하면서 시작된 것을 거울삼아야 한다는 것.
마진콜이란 선물계약 기간 중 선물가격 변화에 따른 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를 의미하고, 서브프라임모기지는 미국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고금리로 주택마련 자금을 빌려주는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을 말한다.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원장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에서 익일물RP 비중이 70~80%에 달했고, 대형증권사는 일 1000~2000억달러에 달하는 차환리스크에 노출돼 있었다"며 "금융사의 유동성을 운용하는 장으로서 단기금융시장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단기금융시장을 재정비하기 위해 가장 먼저 기일물RP 거래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기일물 RP거래의 가장 큰 장애요소로 지목돼 온 담보채권 대체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예탁결제원의 일반담보채권(GCF) 시스템을 개선하고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RP거래 수수료율 체계를 합리화 한다.
그동안 담보 교체 시마다 매번 RP 매수자가 승인을 해야 하는 등 번거로움 때문에 '한국예탁결제원의 GCF 시스템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때문에 금융당국은 사용가능한 담보채권의 종류를 확대하고 사전 약정을 통해 담보채권 변동 시마다 발생하는 승인절차를 간소화 할 계획이다.
또 현재 증권사와 은행만 참여 중인 장내 RP시장에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 자금운용자들을 매매전문회원으로 참여시켜 장내 RP시장 내 자금공급 수요를 높이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이와 함게 채권시장의 시장조성자 역할을 담당하는 PD, OMO 선정 기준에 기일물 RP 거래 실적을 추가하거나 강화한다.
이밖에 금융당국은 단기금융시장의 규율체계도 정비한다는 구상이다. 거래정보가 공시·보고되는 통일된 규율체계를 손질하고 익일물 차입 비중이 높은 증권사에 대해 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를 강화할 예정이다.
정 금융위 부원장은 "앞으로 익일물RP 차입 편중에 따른 리스크가 축소되고 만기별 금리구조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금리의 투명성 및 신뢰성이 높아져 다양한 금융상품이 출시되고 금융권은 안정권에 접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