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유리지갑'이라 불리는 월급쟁이 근로자의 소득은 대부분 과세당국에 포착되고 있는 가운데, 자영업자들의 소득은 27% 가량이 현금 거래 등으로 인해 파악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세청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세무당국에 신고된 사업·부동산소득은 87조7084억원이었다. 하지만 국민 계정상 개인영업잉여는 120조4139억원으로 자영업자 소득 파악률은 72.8%로 나타났다.
반면 근로소득자의 과세대상 근로소득 총급여는 528조6601억원이었고 국민 계정상 피용자의 임금 및 급여는 565조9855억원으로 소득 파악률은 93.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파악률은 납세자의 소득을 세무당국이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를 말한다. 자영업자의 소득 파악률은 세무당국에 신고한 사업·부동산소득 대비 국민 계정상 개인영업잉여를 비교한 수치로 계산된다.
이에 따르면 근로소득 파악률이 자영업자보다 20%p 이상 높은 것이다.
자영업자의 소득 파악률이 낮은 것은 근로소득의 경우 회사에서 세금이 원천 징수되는 것과 달리, 사업소득이나 임대소득은 납세자가 직접 소득금액과 비용을 신고하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이 가장 쉽게 소득을 줄이는 방법은 신용카드 결제보다 할인된 가격을 제시해 손님들에게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것이다. 손님이 카드를 쓰거나 현금 영수증을 끊을 경우 소득이 자동으로 신고되기 때문에 이 같은 방법으로 소득을 축소하는 것이다.
아울러 업무와 관련 없는 개인 비용을 사업비용으로 처리해 소득 규모를 줄이는 방법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국민 계정상 개인영업잉여에는 자가주택 주거서비스, 농림어업의 영업잉여가 포함돼 있지만 그 중 일부는 비과세되는 항목이어서 세무당국의 사업·부동산소득에 잡히지 않아 실제 자영업자 소득 파악률보다 낮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업소득 파악률은 최근 신용카드 결제가 늘면서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05년도 사업소득 파악률은 34.5%에 그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