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성 조장 논란 '새만금 카지노' 사업성은 어떨까

경기침체로 리조트 경영 곤란, 카지노도 이미 포화상태

공항서 멀어 외국인 방문 의문…내국인 전용 카지노 전락 우려  

국민의당 김관영(전북 군산)의원과 여야의원 45명이 17일 내국인출입 카지노를 포함한 '새만금특별법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내국인 카지노 허용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카지노와 리조트 업계에서는 외국인이 찾지 않아 자칫 정선카지노 꼴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만금리조트의 사업구조가 리조트만으로는 사업성이 없어 내국인카지노를 기반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는 것인데 이미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넘쳐나는데다 새만금이 국제공항과 너무 멀어 실질적으로 내국인 전용 카지노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리조트업계 관계자들은 카지노만 운영하고 있는 정선과 달리 새만금리조트의 경우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이 투자되는 복합리조트여서 외국인 관광객이 찾지 않을 경우 카지노수익만으로는 전체 리조트의 투자금 회수도 버거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 경기침체로 지방 리조트들 애물단지 전락

우리나라의 리조트사업은 90년대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호황을 누렸지만 호황기에 너무 많은 리조트가 건설된데다 최근 경기가 침체되면서 수도권 인근의 몇몇 리조트를 제외하고는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조트업계 관계자는 “재정이 어려운 지방자치단체들이 재정확보를 위해 저마다 리조트 사업을 펼쳤지만 경기침체로 리조트가 애물단지로 변했다”며 “리조트 개발자들은 수도권에서 멀리 있는 지방 리조트는 아예 눈길조차 돌리지 않고 있다”고 업계분위기를 전했다.

새만금간척지는 수도권 리조트와 경쟁해야 하는데 서울로부터 약 230㎞ 떨어져있는데다 현재의 도로와 철도, 공항 시설로는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이 방문하기에 부족하다는 평가다.

새만금리조트를 기획하고 있는 사업자나 투자를 제안한 미국 샌즈社도 이 때문에 리조트만 운영해서는 수익성이 없어 카지노 운영을 전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외국인전용 카지노 18개+α 이미 포화...내국인 출입 카지노 모색

국내에 있는 외국인 전용카지노는 현재 16개인데 최근 영종도 카지노 2곳이 사업승인을 받아 곧 18개로 늘어 난다.

업계에 따르면 18개 외에도 최근 중국계 자본이 제주도에 드림타워, 오라단지, 이호유원지 등 카지노 설립을 추진하고 있고 지자체들도 부산, 인천, 대구, 진해, 여수 등에서 카지노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수년래 얼마나 더 늘어날지 알 수 없다는 얘기다.

[표 : 국내 카지노 현황] 

카지노의 매출과 수익은 좀처럼 외부로 드러나지 않아 정확한 경영현황을 파악할 수 없지만 업계 종사자의 얘기로는 한국관광공사의 그랜드코리아레저와 한국카지노 대부격인 파라다이스 그룹이 운영하는 대형 카지노 외에는 대부분의 카지노가 가까스로 유지하거나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한다.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경영이 부진한 것은 카지노가 너무 많기 때문인데  여기에 대규모 카지노 2곳이 추가 허용된데다 중국 등 외국인, 그리고 지자체들 마저 물밑작업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사업전망이 더욱 어두워 기존 카지노들과 지자체들도 모두 내국인 출입 허용에 사활을 걸고 작업중”이라고 털어 놨다.

새만금사업이 사행성조장 비난우려를 감수하면서도 내국인이 드나들수 있는 카지노를 포함해야만 하는 이유이며 새만금에 1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라스베가스 카지노 그룹 샌즈社가 투자의 전제조건으로 내국인 출입 허용을 제시한 것도 외국인 카지노만으론 도저히 사업성이 안나오기때문이라는 설명이다.

■ 국제공항과 거리멀어 외국인 입장 불투명...내국인 전용 카지노 전락 우려

리조트와 카지노 업계의 전문가들은 새만금카지노에 대해 내국인 출입허용 문제 외에 또 다른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새만금카지노가 내국인 출입을 허용해달라는 이유가 내국인 카지노 수입을 '마중물'로 진짜 사업대상인 외국인을 유치하겠다는 것인데 과연 외국인이 새만금까지 찾아 오겠느냐는 것이다.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이미 인천공항에 3개 서울에 3개, 중국인이 많이 찾는 제주도에 8개나 외국인 카지노가 있다"며 "거리가 멀고 내국인이 바글대는 새만금카지노를 외국인이 찾아 오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외국인이 찾지 않으면 내국인의 카지노 수입만으로 사업을 꾸려나가야 하는데 카지노만 달랑있는 정선과 달리 수조원이 투입될 나머지 리조트 시설의 투자금 회수와 금융비용 그리고 운영관리비가 나올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김관영의원에 따르면 카지노시설은 새만금복합리조트시설 전체의 3%미만이라고 하는데 3%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97% 시설에 들어간 돈과 유지비를 메꿔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내국인 카지노가 잘 돼 수익이 나더라도 외국인 관광수입이 없으면 내국인의 카지노 수입으로 외국인의 투자수익을 보전해 준다는 국부유출 논란에 휩싸일 수도 있다.

사행성 조장이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경제활성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새만금사업, 과연 경제성은 보장받을 수 있는지 다시 한번 깊이 있게 검토돼야 한다는 카지노 업계와 리조트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