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율 인상을 논하기 앞서 국내 법인세율 구간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먼저 제대로 따져보고 세율 인상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 임재현 기획재정부 소득법인세정책관은 한국조세재정연구원과 국민경제자문회의 공동주최로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법인세 부담 수준에 대한 평가와 시사점' 토론회 패널로 참석해 이같은 주장을 내놓았다.
임 정책관은 우선 국내 법인세율 구간을 면밀히 파악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법인세를 인상하는 것이 무조건적인 세수 증대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에 동의했다.
임 정책관은 "일반적으로 법인세율을 인상하면 세수가 어느 정도 증가하다 어느 시점에는 다시 세수가 감소하게 되어 있다"며 "국내 법인세 세수구간이 처한 위치에 따라 세율을 높여도 세수가 늘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세율 인상에 따른 기업경쟁력 약화도 체크해야 할 중요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임 정책관은 "우리나라 기업들은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에 대해서도 국내에 법인세를 내야한다. (법인세율을 인상한다면) 해외 매출액이 많은 기업의 경우 해외기업과의 경쟁력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이명박 정부 이후 추진되어 온 법인세 인하를 표면적으로만 바라봐서는 안된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임 정책관은 "지난 2009년 당시 법인세를 3%p 인하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반대로 각종 감면제도가 축소, 2%p만큼의 법인세 상승 모멘텀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실질적으로 기업이 체감한 인하 세율은 1%p 밖에 되지 않는 셈이다.
아울러 그는 법인세 인상이 반드시 세수확보로 이어질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예컨데 과표 500억 이상 기업에 대해 법인세를 추가로 부과한다고 해도, 과표 900억 기업이 상법 상 기업분할을 통해 450억짜리 기업 2개로 나눠 면세 구간으로 진입할 수 있는 만큼 세율 인상과 세수 증대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
또한 임 정책관은 세수확보 문제를 반드시 법인세 측면으로만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점을 제시했다. 법인세 외에도 부가가치세나 소득세 부분에서 세율 구간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세목들과 종합적인 비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익을 많이 내는 법인들 일부에서 실효세율이 낮다는 주장이 있는데 그러한 법인들은 외국납부세액공제를 통해 실효세율이 낮아진것 일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 정부에 낸 세금도 기업 입장에서는 세금인만큼 이를 '국내 기업들의 실효세율이 낮다'라고 주장하는 근거로 삼기엔 외국납세액공제가 갖는 특성을 무시한 처사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