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분쟁 2라운드…동남아 군비경쟁 재가열 조짐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부인한 국제 상설분쟁재판소(PCA) 판결 이후 남중국해에 면한 동남아시아 각국에서 군비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인도네시아 정부당국자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남중국해에 인접한 나투나 제도에 새 항만과 활주로를 건설하는 등 내년 말 까지 군사기지 확장 공사에 나선다.

확장된 기지엔 구축함 5대와 F-16 전투기 5대, 신형 레이더와 대공 미사일, 무인기 등이 신규 배치된다. 인도네시아 해군은 이 해역에 잠수함을 배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는 남중국해 분쟁 직접당사국이 아니지만, 자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이 중국이 자국령으로 주장하는 '남해 9단선'(南海九段線)과 일부 겹치는 까닭에 중국 측과 어업권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중국이 올해 6월 해당 해역을 "중국의 전통적 어장"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조코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같은 달 23일 해당 해역에서 함상 회의를 주재하는 등 반감을 드러냈다.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인 베트남과 필리핀 등은 일찌감치 군사력 강화를 추진해 왔다.

베트남은 러시아로부터 6대의 킬로급 잠수함을 구매해 배치했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5월 베트남 방문으로 미국의 대(對) 베트남 무기 수출 금지 조치가 사실상 해제되자 미국 측에 고성능 해안 레이더 체계와 P-3 대잠초계기, F-16 전투기 등의 도입을 타진했다.

베트남은 일본 자위대의 잉여 P-3C를 사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은 2014년 미국과 맺은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에 따라 올해 3월 마닐라 북부 바사 공군기지 등 5개 군사기지를 미군에 제공하기로 했다. 미군도 6월 필리핀 현지에 E/A-18G 그라울러 전자전 공격기 4대와 120명의 지원병력을 배치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이 필리핀에서 서쪽으로 200여㎞ 떨어진 스카보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 등 남중국해 곳곳에 다수의 잠수함을 배치한 데 따른 대응으로 해석된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의 2015년 군사비 지출액 증가율은 전년 대비 5.4%로 전 세계 평균(1.0% 증가)보다 4.4%포인트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