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미달ㆍ미분양 증가 등 공급과잉 부작용 표면화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 안정대책 "이미 늦었다" 반응
미분양 아파트와 청약단계에서부터 청약률이 1대1이 안되는 청약미달 현장이 늘고 있는 가운데 공급과잉을 우려한 정부가 주택물량 조절과 대출규제에 나서자 부동산 시장에서는 그 효과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청약미달과 미분양이 늘어나는 이유가 지난해에 평년의 두배가 넘는 50만 가구가 공급된데다 올들어서도 상반기에만 20.6만 가구가 쏟아져 나오는 등 시장에 물량이 넘치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조치가 이미 늦은 감이 있다는 의견이다.
■ 청약미달 23% 미분양 6만가구…부동산 침체기 수준
지난해 전국적으로 청약미달 사업장은 전체 사업장의 18.3% 였지만 올해 들어와서는 23.1%로 늘어 나는 등 청약미달이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별 청약미달 추이를 보면 수도권은 16.2%에서 14.8%로 조금 줄어든 반면 지방 아파트가 지난해 19.8%에서 올해 28.4%로 크게 증가해 전체 청약미달률을 높이고 있다.
청약경쟁률을 보면 상반기 서울의 평균청약률은 17.9대1인 반면 수도권은 7.3대1을 기록해 지역별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방도 광역시는 평균 41.1대1인 반면 지방 8개도는 8.3대1로 나타나 벌써 지방에서는 공급과잉의 부작용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평균쳥약률을 지역별로 조금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부산이 73대1, 서울 강남 41대1, 대구 33대1, 제주 31대1 등 대도시는 높은 청약률을 보인 반면 인천 1.9대1, 충남 1.1, 경북 1.5대1 등 서울외곽도시와 지방의 청약률은 낮아 지방 주택시장이 너무 급속히 가라앉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청약미달(청약률 1:1 미만) 사업장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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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전국 |
수도권 |
지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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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상반기 |
23.1% |
14.8% |
28.4% |
| 2015년 전체 |
18.3% |
16.2% |
19.8% |
미분양 주택은 2009년 최대 16만가구를 정점으로 조금씩 감소하다 작년 분양열기를 타고 3.2만가구까지 떨어 졌는데 올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 섰다.
지난 4월 5만3819가구에서 5월 5만5456가구로 그리고 6월 5만999가구로 사실상 분양침체기인 2013년 6만 가구 수준으로 돌아갔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이미 청약미달과 미분양이 늘고 있는데 분양을 하겠다고 사업승인을 받은 사업지는 오히려 작년보다 18%나 더 늘어나는 등 공급물량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난 5~6년 동안 국내와 해외에서 큰 손실을 본 건설사들이 작년 한해의 주택호조세만으로는 아직 회복이 덜 돼 주택공급물량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년래 최대 물량이 공급돼 아파트 공급과잉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도 시장에서 공급물량이 줄지 않자 정부는 25일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 안정대책'을 내놨다.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통해 경기를 진작시키겠다고 가계대출을 통해 부동산시장에 돈을 쏟아 부었지만 집값만 올렸을 뿐 경기는 살아나지 않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주택시장 공급과잉으로 가격폭락에 따른 가계와 금융권 부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정부는 주택공급과 주택대출을 줄이기 위해 택지매입단계에서 LH의 공공택지를 지난해보다 58%줄이고 내년에는 이보다 더 줄여나가기로 했고 PF대출 보증과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분양인허가 단계에서도 주택정책협회를 전국으로 확대해 지역별로 분양인허가 물량을 줄이고 분양단계에서는 미분양 관리지역을 확대하고 HUG의 보증심사와 보증건수 축소, 그리고 주택시장에 대한 집중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 90만 가구 입주하는 2~3년후 가계부채 더 심각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러한 정책에 대해 때늦은 감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작년과 올해 상반기에 공급된 물량과 올 하반기에 시장에 나올 사업승인을 받아논 물량만해도 90만 가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이미 공급과잉에 따른 부작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2014년말 분양한 물건들 중 몇몇 단지의 입주가 시작되면서 주변 전세가와 주택가격이 급락세를 보였는데 90만 가구의 입주가 시작되는 2017년~2019년에는 시장이 큰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계대출이 사상 최대수준인 1257조원까지 늘어났는데 주택가격이 하락하게되면 담보비율을 높인 금융권의 부실이 우려되고 저금리를 믿고 대출을 늘린 가계도 만기연장이나 금리인상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더욱이 걸핏하면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설이 나돌아 가계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건설연구기관의 연구원은 "이미 시장에 풀린 물량이 90만 가구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 이들의 입주가 시작되는 내후년부터 시장의 불안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하며 "정부가 이제부터라도 물량을 억제하겠다는 정책을 내놨는데 물량조절과 함께 내후년 나타날 공급과잉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도 지금부터 시행해 나가야 충격의 강도가 약해지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경제침체 극복을 위해 주택시장을 부양하다 보니 공급물량 과다와 가계대출 증가라는 결과도 함께 수반됐다. 시장일각에서는 내후년 입주시기를 대비한 부작용 완화정책을 지금부터 시행하지 않으면 내후년에 들어설 차기 정권의 주택정책은 물론 경제정책 전반까지 커다란 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