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아파트 6년만에 증가세…공급물량 집중 탓

11월말 미분양주택 4만9724호…한달새 54.3% 급증

2009년 3월 이후 6년8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서

견본주택 앞에 내방객들이 긴줄을 서고, 청약이 끝나고 나면 수백대1의 청약률이 발표되던 분양열기가 엊그제 일 같은데 미분양주택이 급증세로 돌아섰다. 미분양물량이 한달새 50%가 넘게 늘어나 주택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국토부가 29일 발표한 '11월 미분양주택 현황'에 따르면 11월말 현재 전국 미분양주택은 4만9724호로 10월말 3만2221호보다 54.3%나 증가했다.

미분양주택은 작년과 올해 정부의 각종 주택부양정책으로 예년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며 감소세를 보이고 있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2009년 3월 16만5599호로 최고치를 기록한 미분양주택은 이후 6년8개월 동안 감소세를 이어가 3만호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다 지난 11월 갑자기 54.3%의 급증세를 보이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수도권 미분양이 2만6578호로 10월보다 70.6%나 증가하며 빨간신호를 보였다. 지방도 2만3146호로 39.1%나 증가했다.  

■ 10·11월 신규분양 15만7000호, 2007년 이후 최고치 영향 

국토부는 이렇게 미분양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올들어 신규분양이 크게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0월과 11월 분양승인실적을 보면 10월 8.4만호, 11월 7.3만호로 예년의 4.4만호, 3.3만호에 비해 두배가 넘게 많은 주택이 분양됐다. 올들어 분양물량이 매월 3~5만호에 이르러 예년보다 많은 분양물량이 쏟아졌지만 특히 10월과 11월에 대규모 물량이 몰렸다.

■ 정부의 갑작스런 주택정책 변화로 시장 혼란 가중

업계에서는 미국의 금리인상과 내년 부터 강화되는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분양시장의 위축이 예상되자 내집마련 계획을 갖고 있던 수요자들이 한꺼번에 몰리고 건설사들도 남은 물량을 두달 동안 집중적으로 밀어냈기 때문에 미분양물량이 늘어났다고 분석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한차례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정부가 가계대출을 줄이는 정책을 내놓고 있어 내년에는 시장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하며 "이런 전망에 따라 기존에 확보해 놓은 택지의 대부분을 올해중 분양하려 애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분양시장은 비수기로 일컬어지는 12월에도 대규모 물량이 계속 공급되고 있고 청약률도 올해 성수기에 보이던 수백대1의 청약률이 연말에 다시 터져나오는 등 이상 현상을 보이고 있다.   

동탄지역의 중개업소대표는 "일반적으로 9,10월을 넘기면 수요자들도 견본주택을 찾지 않고 분양물량도 들어가는게 마련이었는데 올해는 연말에도 공급과 수요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올초 각종 규제완화, 세금감면, 금리인하 등 정부가 모든 부양책을 한꺼번에 쏟아내다가 내년부터 대출을 규제한다고 하니 예전에 없던 연말 과열분위기가 만들어지는 등 시장혼란과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