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부담률', 2020년까지 18% 수준 유지한다

조세부담률 2020년까지 18.8~18.9% 수준 유지

국내총생산(GDP)에서 국세와 지방세 등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인 '조세부담률'이 2020년까지 18% 후반대 수준에서 큰 변동 없이 유지될 전망이다.

3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국가재정운용계획(2016~2020년)'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18.9%(추가경정예산안 기준)으로 전망됐다. 조세부담률은 내년까지 18.9%를 유지됐다가 2018년에 18.8%로 소폭 하락한 이후 2020년까지 이 수준을 유지해 갈 것으로 예측됐다.

정부의 강력한 비과세·감면제도의 정비 의지에도 불구, 조세부담률이 변화가 없는 데는 이유가 있다. 통상 조세부담률은 올해 예산안과 비교해 5년치를 전망하고 있는데, 세법개정에 따른 세수효과가 포함되지는 않는다. 

쉽게 말해 현 조세제도의 변화를 주지 않았을 때를 기준으로 조세부담률이 관측된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조세제도가 유지될 경우 이 같은 수준에서 조세부담률이 전망된다"면서 "앞으로 세법개정안을 통해 조세제도가 바뀔 때마다 조세부담률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꽤 낮은 수준이다. 

실제 OECD 평균 조세부담률은 26.1%로 우리나라와 8.1%p 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일몰이 도래하는 항목 위주로 조세지출에 대한 심층평가를 통해 지속적인 정비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경기여건에 따른 세금 감면 제도가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조세부담률이 19%를 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조세부담률을 1%로 올렸을 때 약 15조원에 달하는 세수가 확보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복지재원을 염두에 둔 '증세론'을 펼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세율을 인상하는 대신 안정적으로 세입기반을 늘려가겠다는 현 정부의 조세정책 기조와 배치됨에 따라, 사실상 증세 여부는 다음 정권으로 넘어가는 모양새다. 

세수, 2020년 277조원 수준까지 증대된다

세금은 직전(2015~2019년) 전망보다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국세수입은 2016년(추경안) 232조7000억원에서 2017년 241조8000억원, 2018년 252조1000억원, 2019년 264조5000억원, 2020년 277조2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증가세가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국세수입이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2015~2019년 계획(3.7%)보다 개선된 연평균 5.6%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 제도 하에서 성장률에 따라 변동 되는 조세부담률과는 달리 국세수입은 국민 소득이 늘어나는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세계경제 저성장, 주력산업 경쟁력 약화, 생산 가능인구 감소 전환 등이 세입증가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세외수입과 기금수입을 포함한 재정수입은 내년 414조5000억원에서 2018년 436조원, 2019년 456조3000억원, 2020년 476조4000억원 등 연평균 5.0%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정부출자 배당성향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

실제 정부의 배당성향 목표는 올해 28.0%에서 내년 31.0%, 2020년 40.0%로 꾸준히 오름세다.

또 사회보장성기금의 수입이 확대되면서 기금수입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세율 인상 없이 세수 어떻게 늘리나

앞서 언급됐듯이 정부는 세수확충 방안으로 지목되는 세율 인상에 대해서 말을 아끼는 대신에, 비과세·감면 정비 등을 통해 세입기반을 늘리겠다는 모습이다.

우선 예비타당성조사·심층평가 등을 통해 조세지출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

구체적으로 일몰기한이 도래한 조세지출은 소관부처의 성과평가, 전문기관의 심층평가 결과 등을 토대로 일몰종료 또는 재설계하기로 했다. 또 조세지출 제도를 새로 만들 때 일자리 창출, 경제 활성화, 서민 지원 등 필요한 경우에 한해 예타를 거쳐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올해에는 8개 과제(예타 2, 심층 6)를 평가해 그 결과를 세법개정안에 반영한 바 있다.

현금영수증 의무발급대상 확대, 부가가치세 매입자납부제도 정착, 성실신고확인대상 확대 등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제도개선도 추진된다.

여기에 BEPS(세원잠식과 소득이전) 대응을 위해 다국적 기업의 국가별 보고서 제출제도 등을 도입하고, 역외탈세 추적을 위한 국가 간 금융·과세정보를 교환하는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과세형평성 차원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은 소득세 공제제도 정비 등을 통해 점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으며, 부가가치세 면세범위를 국제적 기준에 맞게 조정하고, 파생금융상품 등 금융상품 과세체계도 정비할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국세수입 호조에 힘입어 '씀씀이'도 늘렸다.

총수입 증가 등을 고려해 총지출 증가율을 '2015~2019년 계획'보다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재정지출은 내년 400조7000억원, 2018년 414조3000억원, 2019년 428조4000억원, 2020년 443조원 등 연평균 3.5% 수준의 증가율을 보일 전망이다.

복지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의무지출'은 총지출의 연평균 증가율(3.5%)보다 높은 연평균 5.5% 증가폭을 예상했다. 다만 2017년 이후 재정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재량지출 증가율은 낮게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입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출 소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지속적인 재정지출 효율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