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부터 진행되는 '진박'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두 후보자의 도덕성과 특혜 의혹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야당에서는 벌써부터 '불가'입장을 내놓는 동시에 인사검증 책임자인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비판하고 나섰다.
조 장관 후보자는 앞서 박근혜정부 초기 여성부 장관으로 청문회를 통과한 바 있어 이번에도 무난한 청문회가 기대됐다. 하지만 장관 후보자 내정 직후부터 쏟아진 과소비 논란, 딸의 인턴 특혜 논란, 변호사 남편의 특혜 수임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청문회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유상엽 위원장)는 이날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이같은 의혹들을 집중적으로 파헤친다.
조 후보자는 최근 1년 소비가 무려 5억원에 이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일반 서민과는 크게 동떨어진 소비생활로 호화판 소비 논란을 빚고 있다. 무엇보다 지출내역 중 16억 원의 용처가 불분명해 재산신고 누락 가능성도 제기된 상태이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이날 '1년에 5억 과소비'논란 외에 조 후보자가 18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으로 지낼 당시 남편 박성엽 변호사가 정무위의 소관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 관련 사건을 26건이나 수임했다고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딸의 인턴 특혜 채용 논란도 불거졌다. 같은 당 박경미 의원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장녀 박모(22)씨가 'YG엔터테인먼트'와 '현대캐피탈'의 대졸자를 대상으로 한 인턴 모집에서 자격미달 상태임에도 합격했다는 지적이다.
도종한 의원 역시 이날 장녀의 서울대 성악과 교수 개인 레슨 특혜 등을 제기했다.
도 의원은 박 교수는 4년간의 개인 레슨 기간 동안 학교에 출강 신청조차 하지 않았고, 2008년에는 연구년인데도 레슨에 나가 '타교 출강 처리지침'을 위반했다고 지적하며 "서울대 유명 교수가 규정위반까지 하면서 4년간 조 후보자의 장녀를 가르친 것은 특혜로 설명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조 후보자의 예상치 못한 의혹이 줄줄이 제기되자, 더민주는 "지금은 (청문회 통과가) 안 될 가능성이 더 많아졌다"고 압박하고 나섰다.
김 후보자의 경우 농림부 재직 당시 관련 업체들로부터 '반값 전세' 등의 부동산 특혜를 받고 농협은행의 해운업 부실대출을 알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더민주는 '구속감'이라고 파상공세를 예고했다.
김한정 의원은 김 후보자가 2007년부터 2014년까지 모 해운중개업체 명의의 용인 93평 아파트에서 7년 동안 전세 1억9천만원에 거주하는 '반값 전세' 특혜를 누리면서 관련 기업에 부실대출을 알선해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2001년 10월 식품 분야 대기업인 A기업의 계열건설사가 분양한 용인소재 88평 고급아파트를 1년 전 분양 당시보다 2억1천만 원 싼 4억6천만원에 농협은행의 전액 대출로 매입해 거액의 차익을 거뒀다는 의혹도 나왔다. 김 후보자가 1년 후 미국 파견근무를 가게 되면서 해당 아파트는 A기업 명의로 3억원 전세 계약이 이뤄졌고, 미국에서 돌아온 2006년 김 후보자는 이 아파트를 8억7000만원에 매각해 3억7000만원의 시세 차익을 거뒀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우상호 원내대표는 앞서 "김영란법 취지라면 구속사유"라면서 "이번 청문회에서 의혹 규명이 되지 않으면 장관이 못 되게 막겠고 설사 되더라도 바로 해임건의를 내겠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두 후보자의 의혹이 거듭 제기되자, 더민주는 "인사검증 실패"라며 인사검증 책임자인 우병우 민정수석을 겨냥했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우 수석을 겨냥, "부끄럽지도 않은가? 박근혜 대통령은 인사의 원칙을 밝히라"고 압박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두 후보자의 의혹들을 지적하며 "인사검증을 책임지는 우병우 수석이 도대체 제대로 인사 검증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일에 몰두하고 있는 것인지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박근혜 정부의 인사가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묻고 있다. 인사가 만사라는데 우병우 수석은 인사를 망사로 만들고 있다"고 일갈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께 우병우 수석을 감싸는 것이 원칙인지, 이철성 경찰청장이나 김재수 후보자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많은 의문을 갖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인사의 원칙이 무엇인지 밝혀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압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