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
정세균 국회의장(사진)은 1일 2016년 정기국회 개회사를 통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자진사퇴와 사드 배치 관련 공론화를 주장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정 국회의장의 개회사에 반발하며 고성을 쏟아냈다. 정 의장이 거듭 개회사를 통해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자, 의원들은 개회사 도중 국회 본회의장을 집단 퇴장했다.
정 의장은 이날 9월 정기국회 개회사를 통해 "국회의장은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스피커(speaker)다. 그런 취지에서 쓴소리 좀 하겠다"며 우 수석을 둘러싼 비리의혹을 지적했다.
이어 우 수석을 겨냥, "더 이상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수사기관의 신설을 미루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우병우 민정수석 관련 논란은 국민 여러분께 참으로 부끄럽고 민망한 일"이라면서 "국민의 공복(公僕)인 고위공직자, 특히 청와대 민정수석이라는 자리는 티끌만한 허물도 태산처럼 관리해야 하는 자리다. 또 실질적으로 검찰에 대한 영향력을 크게 행사하는 자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그 당사자가, 그 직을 유지한 채 검찰수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을 국민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라고 '자진사퇴'를 압박했다.
이어 "저는 최근 우리 사회 권력자들의 특권, 공직사회에 아직 남아있는 부정과 부패를 보면서 이제 더 이상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수사기관의 신설을 미뤄서는 안된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또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오는 28일부터 시행되는 점을 언급하며 "이제 우리 사회 친분관게 의한 작은 청탁과 소소한 접대행위가 용납하지 않는 사회가 되었다"며 "특권과 부패 없는 대한민국, 투명하고 청렴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법적 정비가 완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위공직자 비리전담 특별수사기관'의 신설이 바로 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장이 사실상 우 수석의 사퇴를 촉구하는 야당의 목소리에 힘을 보태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항의하기 시작했고 여야 간 고성이 오고갔다.
나아가 정 의장은 최근 사드 배치 결정을 둘러싼 정부의 일방적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우리 주도의 북핵 대응이란 측면에서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비판했다.
정 의장은 "사드배치의 불가피성을 떠나서 우리 내부에서의 소통이 전혀 없었다. 이로 인한 주변국과의 관계변화 또한 깊이 고려한 것 같지 않다"며 "국론은 분열되고 국민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북한의 잘못된 선택에 대한 응분의 제재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남북이 극단으로 치닫는 방식은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또 "한반도에서의 긴장 고조는 동북아 지역 평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작은 것이라도 가능한 부분부터 대화해야 한다. 여야가 이 문제에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여야 중진 의원들을 주축으로 '동북아평화협력의원외교단'을 구성한 점 등을 언급하면서, "저 역시 이달 추석 연휴를 활용한 미국 방문을 시작으로 북핵문제 해결과 동북아 평화 안정을 위한 의장 외교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의장이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서도 정부를 질타하자, 새누리당은 국회의장의 중립의무 위반이라며 거듭 반발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항의 표시로 정 의장 개회사 도중에 국회 본회의장을 나갔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정 의장이 개회사를 마치자 정 의장을 향해 "사과하세요"라고 반발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정 의장을 찾아가 거듭 항의의사를 전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