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비은행대출·비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여신심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주택금융공사는 8일 금융위원회와 공동으로 '가계부채 주요이슈와 정책과제'를 주제로 한 '2016 주택금융포럼'에서 이 같은 의견이 나왔다고 이날 밝혔다.
중·고령층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건전성을 강화하고 다중채무자 리스크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고령층일수록 만기일시상환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주택연금 가입이 필요한 점도 강조됐다.
이날 포럼에서 송인호 연구위원(KDI)은 '가계부채 현황과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며 "사업자금 마련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없다"며 "중·고령층을 중심으로 한 자영업자 대출의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송 연구위원은 "고령층일수록 만기일시상환 대출과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비중이 높다"며 "이들의 채무상환 능력을 높이고 주택연금 가입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규주택에 대한 집단대출 규제가 없어 상환여력이 취약한 차주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는데다가 은행권 가계대출의 여신심사가 강화되면서 비은행권과 제2금융권으로 이들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주택시장과 가계부채의 관계'에 대해 발표한 손정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현재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주택공급 확대의 영향으로 상업용 부동산 분양물량과 담보대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따라서 임대보증금, 집단대출, 상업용 부동산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중 ․ 고령층, 자영업자 대출의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아울러 "60세 이상 고령층이 가계부채의 23%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은 보유주택을 처분해 부채를 상환한 뒤 생활자금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며 "원리금 상환부담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등 젊은 계층의 주택구입을 위한 주택금융규제를 선택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방송희·김형준 주택금융공사 연구위원은 '가계대출의 구조적 특징 및 DB 활용방안'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금융정보의 상세 통계가 부족한 현 실태를 설명하기도 했다.
그들은 '"주택담보대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효과적인 정책 수립의 근거자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LTV 기준으로 분할상환 속도와 폭을 조정해야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며 "주택시장과의 연계성을 고려할 때 LTV 한도를 조정하는 것보다는 분할상환의 속도와 폭을 조정하는 정책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분할상환은 차입자 입장에서 대출규모를 늘리기가 부담되기 때문에 투기적 대출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손종칠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과다 가계부채 가구(서민 취약계층의 가계부채)의 경우 다중 채무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은행·비은행·비제도권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문영배 NICE 평가정보 CB연구소장은 "가계대출시장 구조가 복잡해진다는 점을 고려해 차주의 상환여력을 세분화하고 건전성을 진단해야 한다"며 "소득이 높고 자산을 보유했다면 다중 채무자라는 이유만으로 취약 차주로 간주하기 어렵다"고 밀했다.
가계 부채의 건정성을 판단할 때 총량적 지표 외에도 차주별·소득과 자산을 고려한 미시적 모니터링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올해 주택금융포럼은 가계부채 문제의 현황을 진단하고 실질적인 정책 방안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에 나온 의견들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정책적 노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