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국세청 내부인트라넷에 게재된 글 중 일부. '대통령의 7시간 반드시 밝혀야 합니다'란 제목으로 올라온 이 글은 김동일 정읍세무서 납세자보호담당관이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납보관은 이 글 외에도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일가에 대한 세금 탈루 혐의도 철저히 조사해야 된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세월호 사건 당시 대통령 7시간 행적도 밝혀야"
김동일 정읍세무서 납보관 국세청 내부망에 글 게재
지난 2009년,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후 자신이 몸담고 있는 국세청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글을 올려 파문을 일으킨 한 국세공무원이 현재 청와대를 둘러싸고 있는 의혹 등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국세청 내부망에 게시했다.
김동일 정읍세무서 납세자보호담당관(이하 김 납보관)은 지난 2일 '우병우 수석 처가 탈세 혐의에 대한 세무조사 공개 제안'이라는 제목의 글을 국세청 내부망에 게시한데 이어, 지난 5일에는 '대통령의 7시간 반드시 밝혀야 합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납보관은 첫번째로 올린 게시글을 통해 우병우 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장인(故 이상달)의 부인과 자녀들이 상속세, 종합소득세 등을 탈루한 혐의를 인정할만한 명백한 자료가 있다는 점을 들어 국세청이 즉각 수시 세무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글을 통해 "국세청이 힘 있는 자에게 세금탈루의 엄중함을 물어 탈루에 따른 세금을 부과한다면 국민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것"이라며 "반드시 세금을 추징해 국세청의 위상을 제고해 달라"고 강조했다.
5일 게시한 글을 통해서는 지난 2014년 4월6일 세월호 사건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7시간 동안 자리를 비웠다는 것을 언급하며 "일개 9급 공무원은 잠시 자리를 비워도 공직기강 운운하며 책임을 물으면서 막중한 책임을 가진 국정의 최고책임자가 7시간 동안이나 무단으로 이석했는데도 아직까지 (그 사유를)밝히지 않는 것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가능한 일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공직에 몸 담고 있으면서 국민들 보기가 부끄럽고 죄송하기 그지 없다. 공직자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대통령께서 진솔하게 7시간에 대해 밝혀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세청 내부에선 김 납보관의 글과 관련해 "개인적인 생각일 뿐 국세청의 입장은 아니지 않냐"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내비치는 이들이 있는 반면, "글 내용이 외부 유출될 경우 다시 한번 2009년 당시 악몽이 재연 될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는 이들도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납보관은 지난 2009년 나주세무서에 근무할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의 원인으로 국세청 세무조사를 꼽으며 한상률 전 국세청장을 강력하게 비판하는 글을 내부 인트라넷에 올려 파장을 일으킨 끝에 해임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후 법정공방을 계속해온 김 납보관은 2011년 해임된 지 2년6개월여 만에 대법원에서 무죄확정 판결을 받고 국세청에 복귀, 현재 정읍세무서 납세자보호담당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