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 "국세청 송무국 정비 시급"
역외탈세로 추징한 세금의 절반 이상이 조세불복에 휘말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고액 사건에 집중되고 있어 역외탈세 징수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국세청 내 송무·소송 관련 전문 인력을 늘리는 등의 발 빠른 대책이 뒤따라야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2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최근 발표한 '2016년도 국가주요사업 집행점검·평가' 자료에 따르면 역외탈세 대응활동 관련 올해 예산은 75억6000만원이었다. 이 재원은 역외탈세 조사를 위한 국외업무여비, 특수활동비 등의 명목으로 사용되고 있다.
과세당국인 국세청의 역외탈세 추적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실제 지난 2013년 역외탈세 추징세액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고, 지난해 징수세액이 최초로 1조원을 넘어섰다. 역외탈세 대응 활동의 효과가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역외탈세 조사에 대해 불복을 제기한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2013년 전체 역외탈세 조사에 대한 불복제기 건수는 36건이었는데, 같은 기준으로 이듬해인 2014년에 42건, 지난해는 51건을 기록하는 등 증가세가 뚜렷하다.
특히 국세청 과세에 불복한 청구세액은 전체 추징액의 절반을 넘었다. 지난해 역외탈세 조사로 추징한 금액은 1조2861억원이었는데, 57.7%에 달하는 7422억원에 대해 과세불복이 제기됐다.
2014년엔 추징세액 기준으로 69.7%에 달하는 8491억원이 불복청구액이었다.
예정처는 "불복제기 액수가 전체 추징세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주로 고액 역외탈세 사건에 집중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며 "고액 역외탈세 중심의 불복제기 증가는 역외탈세 징수율 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 규모가 큰 탈세일수록 조세·금융 전문가들의 조력 하에 사전에 치밀한 전략에 따라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역외탈세에 대한 불복제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탈세혐의 입증에 필요한 해외 자료에 접근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는 점도 과세불복을 야기시키고 있다.
예정처는 "국세청은 소송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해 서울지방국세청에 송무국을 설치하고 있는데, 이를 발전시켜 세목별로 송무 조직을 세분화하거나 역외탈세만 전담하는 송무 조직 설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세처분 이전에 적법과세 여부에 대한 사전 검증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세청은 올해 하반기 국세행정 운영방안을 제시하면서 역외탈세에 대해서는 정보역량 강화, 국제공조 확대,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