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0일 최근 경북 경주의 잇따른 지진과 관련해 정부의 조속한 대처와 실효성 있는 대책을 주문하고 나섰다.
여야는 정치 분야를 시작으로 하는 대정부질문 첫날인 이날 지진 사태와 관련,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질타하고 근본 대책을 거듭 촉구했다.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이날 대정부질문에 나서 "요즘 대한민국은 북핵과 지진이라는 불안감 등으로 흔들리고 있다"며 "민생은 어려운데 인재와 천재가 난립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을 상대로 "평소 이웃집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대피 방법을 숙지하고 있느냐"며 "국민안전처의 지침이 현실성이 없다"라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일본의 지진 전문가는 앞으로 한국에 규모 6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며 "현실에 맞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원해영 의원은 연이은 경주 지진에 대해 "첫 지진이 발생할 시 기상청은 한 시간이 지나서야 지진발생을 발표하고,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3시간이 지나서야 원전을 중단했다"고 정부의 늑장 대응을 꼬집었다.
원 의원은 전날(19일) 일주일만에 다시 규모 4.5의지진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도 "재난문자는 12분 뒤에 발송됐고, 국민안전처 홈페이지 서버는 또 다시 마비됐다"며 "국가안전처는 재난문자 발송이나 서버를 확충, 보완했다고 공표했지만 거짓말임이 밝혀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장관을 향해 "지진대비 메뉴얼이 있느냐, 메뉴얼 작동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느냐, 메뉴얼이 전혀 작동하지 않은 원인은 무엇이냐"고 질타했다.
박 장관은 "전반적으로 메뉴얼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상당부분 고쳐야 할 부분이 많지만, 메뉴얼이 작동하지 않지는 않았다. 조기경보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원 의원은 거듭 재난문자가 바로 발송되지 못하고 지체되는 것에 대해 지적했다.
이에 박 장관은 "지금 현재 체제로는 기상청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저희 안전처에 3~5분 뒤 도착하게 된다"며 "기상청에서 바로 해야지 저희를 거치니까 지연되기 때문에 이를 고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저희도 감지는 했지만 부정확하고, 기상청에서 정확한 수치를 받아야 되서 시간차이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원 의원은 "일본은 지진발생시 5초 이내에 발송되게 되어있다. 우리도 이 정도는 되어야 할텐데, 그렇게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필요한 게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박 장관은 "일본은 10초 내 발송이 원칙인데, 일본과 달리 저희는 기상청이나 저희가 그런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높은 강도의 지진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일부 의견이 있다"며 "이번 지진으로 많은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하고, 복구에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황교안 국무총리 역시 "4~5개월간 종합적 대책을 마련했지만, 그에 대비해 내진설계 등은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다. 좀 더 보완해 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더 이상 우리나라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고, 종합적인 대책을 전문가들과 함께 마련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